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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충고의 그릇 - 뚜껑 없는 술 주전자, 아우의 마음이 담겨
  • 기사등록 2015-09-15 14: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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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하주성 기자 = 여주시 북내면 상교리에서 도자 작업을 하는 아우가 언제인가 그릇을 하나 건네준다. 만나면 늘 술이나 마실 줄 알았지 정작 아우에게 큰 도움을 주지 못해 항상 마음이 짠하다. 그런데도 전시를 마치면서 술 주전자와 술잔을 기념으로 주고 갔다. 항상 누군가에게 무엇을 주어야 속병을 앓지 않는 것이 아우의 심성이다.

 

▲ 아우가 준 술 주전자와 잔
 

도자기로 만든 술 주전자와 술잔. 우선은 남들이 생각하기에도 운치가 있다고 느낄 수고 있다. 소중하게 간직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장에 진열해놓고, 매일 습관처럼 바라보고는 한다. 그것을 볼 때마다 마음속으로 간구를 하는 것은, 아우가 만드는 도자기가 더 많이 팔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뚜껑이 없는 술 주전자, 술은 어디로 붓지?

 

그런데 이 술 주전자는 뚜껑이 없다. 이 술 주전자를 어쩌라는 것인지.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술을 부어 넣을 곳이 없으니 참으로 난감하다. 그러다가 밑을 보았더니 웬 구멍 하나가 뚫려 있다. 안을 들여다보아도 작은 구멍 하나로 무엇이 보일 것인가? 술을 부어 넣을 곳이라고는 그곳 밖에는 없으니 실험 삼아 넣어볼 수밖에.

 

▲ 주전자에 뚜껑이 없다
 

그 작은 구멍으로 술을 따라 부으면서도 내심 걱정이다. 만일 이렇게 술을 붓고 바로 든다면 밑으로 술이 다 쏟아질 것이 아닌가. 그런데 주전자를 바로 세우자 놀랍게도 술이 한 방울도 흐르지 않는다. 계속 부어보았다. 술이 넘쳐 나온다. 결국에는 적당한 양만 마시라는 것인가 보다. 그러고 보니 계영배 생각이 난다.

 

가득 찬다는 것은 곧 넘치는 것이니 경계를 하라

 

계영배(戒盈杯)’의 가르침이다. '가득 참을 경계하는 잔' 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 과음을 하지 말고, 술이 넘치지 않게 적당히 마시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잔이라고 한다. 술이 차면 저절로 새어나가게 만든 계영배. 그래서 이 술잔을 절주배라고도 불렀다는 것이다. 이 술잔은 드라마 거상에서도 선보인다.

 

▲ 정작 술은 밑에 뚫린 입구에 부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과학자인 하백원(1781~1845)이 처음으로 계영배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술을 가득 채우면 넘쳐흐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 한사람 우명옥은 자신의 방탕한 생활을 뉘우치면서 이 계영배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그것을 후일 조선후기의 거상 임상옥(1779~1855)에게 전해져, 늘 이 계영배를 곁에 두고 인간의 과욕을 경계하였다는 것이다. 그가 거상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하나의 술잔이었다.

 

아우의 따듯한 마음이 담겨

 

아마 아우가 이 술 주전자를 만든 것도 그런 뜻이었을 것이다. 평소 폭음을 하는 나에게 늘 술을 적당히 마시라는 말을 하고는 했다. 하기에 술을 입에 대면 끝없이 마셔대는 나에게 이런 술 주전자를 선물한 것이다. ‘그 주전자에는 차면 넘치니 채우지 말라는 뜻이 있는 듯하다.

 

▲ 아우의 마음이 전해오는 주전자와 잔
 

이 술 주전자가 사람들의 호기심을 발발했는지, 저마다 하나씩 소장하고 싶다는 말들을 한다. 날이 쌀쌀한데 밤늦도록 작업을 하는 아우가 작업실에 불은 지피고 하는 것인지. 평소 기관지가 약한 아우가 감기라도 걸린 것은 아닌지. 그 속마음만큼이나 주변이 따듯했으면 좋겠다. 계영배가 사람의 넘치는 것을 경계하듯, 오늘 이 아우의 따스한 마음이 깃든 술 주전자가, 나 스스로에게 넘치지 말기를 경계하라 타이르는 것 같다.

 

세상 사람들은 욕심이 끝이 없다.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을 하지 못하고 늘 무엇인가를 더 채우려고 한다. 오늘 이 술 주전자를 보면서 욕심에 눈이 먼 사람들을 생각한다.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들은 항상 이 말을 마음에 담아두어야 한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라는 말을 들려주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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