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인터넷뉴스】하주성 기자 = 주말여행지로 추천할 만한 곳은 바로 4대강의 발원지이다. 지난 주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와 낙동강의 발원지 ‘황지’는 강원도 태백에 위치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금강의 발원지인 ‘뜨농샘’과 섬진강의 발원지 ‘데미샘’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뜬봉샘은 전북 장수군 장수읍 수분마을 뒷산에 자리하고 있으며, 섬진강의 발원지 데미샘은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에 있다.
▲ 섬진강의 발원지 데미샘
섬진강의 발원지 ‘데미샘’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의 원신암 마을을 지나서 북쪽 오계치를 향해 오르다가 보면, 오른쪽 계곡으로 들어서는 길이 나온다. 이정표가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이 1.19km 앞에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해발 1,151m의 팔공산 북쪽 기슭을 흐르는 상추막이골에 자리한 데미샘. ‘데미’란 이 고을 말로 봉우리를 뜻하는 ‘더미’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데미샘 동쪽에 솟은 작은 봉우리를 동네 주민들은 천상데미(해발 1,080m)라 부르는데, 이는 섬진강에서 천상으로 올라가는 봉우리라는 뜻이다. 이곳을 찾아갔을 때는 봄이라고 해도 한 낮의 기온이 꽤 무더운 날이었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식수로 인해 갈증이 나긴했지만,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로 목을 축일 수 있었으니 그 또한 발원지를 찾아가는 기쁨이 아니겠는가?
▲ 이 자근 샘에서 솟는 물이 강의 발원지가 된다
섬진강의 발원지 데미샘은 한강의 발원지나 낙동강의 발원지처럼 물이 콸콸 솟는 용천수는 아니다. 하지만 작은 옹달샘에서 시작한 이 물이 흐르면서 주변의 물을 합해 거대한 섬진강을 만들어 흐른다. 강의 발원지에 대한 또 다른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다.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
장수군 장수읍 수분 마을 뒷산인 신무산의 계곡을 따라 2.5km 올라가면, 금강의 발원지인 ‘뜬봉샘’이 있다. 뜬봉샘은 봉황이 날아올랐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뜬봉샘에는 조선의 개국조인 이성계와 얽힌 설화가 전한다. 태조 이성계가 나라를 얻기 위해 전국 명산의 산신으로부터 계시를 받으려고, 신무산에 올라 중턱에 단을 쌓고 백일기도를 시작했다.
▲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
백 일째 되는 날 새벽에 이성계가 기도를 하고 있는 단을 조금 벗어난 골짜기에서, 오색찬란한 무지개가 떠오르더니 그 무지개를 타고 봉황새가 하늘로 비상을 하는 것이었다. 봉황이 날아간 공중에서 소리가 들렸는데, 정신을 차리고 들어보니 새 나라를 열라는 천지신명의 계시였다는 것이다.
이성계는 정신을 가다듬고 봉황이 날아간 곳으로 달려갔다. 그곳에는 풀숲에 덮인 옹달샘이 있었다. 이 옹달샘에서 봉황이 떴다고 하여 샘 이름을 ‘뜬봉샘’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뜬봉샘이 바로 금강의 발원지이다. 수분마을에서 뜬봉샘까지 천천히 걸어올라 가는 길.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금강의 발원지도 볼 수 있는 뜬봉샘. 한 번쯤은 가볼만한 곳이다.
금강의 발원지인 뜬봉샘을 찾은 것은 밤 11시 경이었다. 9시가 넘어 찾기 시작하다가 2시간 이상을 처음으로 찾아간 길에서 헤매기도 했으니, 그 고생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다. 인적 없는 밤의 산길을 왜 그리도 겁이 나던지. 그렇게 발원지를 찾아다니면서 나름대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였다.
▲ 밤 늑제 도착한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도 작은 옹달샘이었다
강의 발원지는 어떻게 정하는 것일까? 발원지보다 더 높은 곳에도 물이 흐를 수 있다. 하지만 발원지의 조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조금 아래 있어도 발원지로 정한다. 발원지의 첫째 조건은 반드시 용천수라야 한다.
모든 발원지들이 갖는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이 여기저기서 스며들어 모이는 것이 아니라, 샘솟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용천수’라 한다. 용천수란 그야말로 그곳에서 샘이 솟아야 한다는 것. 용천수라는 명칭도 물이 솟다가 보면 수면보다 위로 솟는 모습이 용과 같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용천수는 반드시 기포가 생겨야 한다. 기포가 없으면 주변의 지하에 있던 물이 고여 드는 것이다. 그것은 발원지가 아니다.
두 번째는 365일 마르지 않아야 한다. 발원지의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365일 일 년 내내 마르지 않아야 한다. 어느 한 순간도 마르면 이것은 발원지가 될 수가 없다. 발원지를 찾을 때 건기를 이용하는 것은 바로 이런 마르지 않는 물줄기를 찾기 위해서이다.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을 우리는 발원지라고 이야기를 한다. 우리 고장을 흐르는 오산천의 발원지는 어디가 될까? 우리도 날을 잡아 오산천의 발원지를 한 번 찾아나서 보자. 그 또한 우리고장을 사랑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