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인터넷뉴스】편집부 = 날마다 찜통이다. 국가안전처에서는 연일 <폭염특보>를 발령하고 있다. 이렇게 무더운 여름이 되면 사람들은 시원한 파도가 치는 바닷가로 향한다. 한 낮의 더위를 피하고자 하는 생각은 누구나 갖고 있다. 하지만 사람마다 선호하는 곳은 다 다르다. 누구는 바닷가를 선호하는가 하면, 누구는 시원한 숲이 있는 계곡을 선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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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 희방사 |
나는 개인적으로 바닷가보다는 산을 선호하는 편이다. 울창한 숲이 우거지고 주변에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다고 하면 그보다 좋을 수가 없다. 공기도 좋거니와 바닷가에서 흔히 썼다는 바가지요금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늘진 숲에 들어가 앉아있으면 심신이 맑아지기 때문이다.
폭포와 고찰이 어우러진 곳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 수철리 317·4에 소재한 희방사.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孤雲寺)의 말사이다. 희방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인 643년에 두운(杜雲)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고찰이다. 소백산 남서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희방사는 절을 오르기 위해서는 높이 10m 정도의 희방폭포 옆에 설치한 철 계단을 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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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방폭포 |
희방사 입구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만 주차장이 그리 넓은 편은 아니다. 차를 대면 빈 주차공간이 없어 애를 먹기도 한다. 희방사 매표소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물보라를 날리며 폭포가 아래로 떨어진다. 그 모습만 보아도 심신이 편해지는 곳이다. 희방사에 오르려면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폭포에서 날린 물방울이 얼굴을 시원하게 만든다.
굳이 바쁠 필요가 없다. 사람들은 계단 중간에서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고 난리들이다. 희방폭포는 암반을 따라 흐른다. 폭포 위에도 아래에도 단단한 화강암 암반위로 흐르는 물이 맑다. 소백산 오염되지 않은 곳을 흐르는 물이다. 아래편 계곡 또한 여름철 피서하기에는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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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반위를 흐르는 맑은 물 |
호랑이의 전설이 전하는 희방사
희방사 창건주인 두운은 태백산 심원암에서 이곳 천연동굴로 옮겨 수도하던 중, 겨울밤에 호랑이가 찾아 들어 앞발을 들고 고개를 저으며 무엇인가를 호소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호랑이를 살펴보니 목에 여인의 비녀가 꽂혀 있는 것이 보였다. 두운은 호랑이 목에 꽂힌 비녀를 뽑아주었다.
두운이 열심히 수도를 하고 있던 어느 날, 동굴 밖에서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어여쁜 처녀가 호랑이 옆에 정신을 잃고 있었다. 두운은 정신을 잃은 처녀를 정성껏 간호하여 원기를 회복시킨 다음 사연을 물어보았다. 그녀는 경주 계림의 호장 유석의 무남독녀로, 혼인을 치른 첫날 밤 신방에 들려고 하는데 별안간 불이 번쩍 하더니 그 뒤 정신을 잃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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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방사 대웅보전 |
▲ 희방사 삼성각
두운은 굴속에 싸리나무 울타리를 만들어 따로 거처하며 겨울을 넘긴 뒤 처녀를 집으로 데리고 갔다. 유호장은 은혜에 보답하고자 동굴 앞에 절을 짓고 농토를 마련해주었으며, 무쇠로 수철교를 놓아 도를 닦는 데 어려움이 없게 하였다. 그 다리로 인해 이곳이 수철리라는 지명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희방사는 그리 크지 않은 절이다. 절 경내를 한 바퀴 돌아본다. 사시예불을 마친 후라 그런지, 경내는 소리 하나 나지 않고 조용하다. 심호흡을 한 번 해본다. 주변 숲에서 번지는 향이 폐부 깊숙이 들어오는 듯하다. 석조에 받아놓은 물을 한 바가지 떠 마셔본다. 찬 물이 들어가면서 내장은 물론 등골이 다 시원해진다.
▲ 돌탑
▲ 식수 수조
올 여름 사람들이 붐비는 바닷가를 피하고 싶은 사람들은 영주 희방사를 한 번 찾아가보자. 시원한 계곡과 폭포, 그리고 전설이 서린 고찰이 함께 하는 곳. 여름철이면 늘 그리워지는 소백산 희방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