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인터넷뉴스】김지헌 기자 =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사북리에는 내국인 출입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카지노 ‘강원랜드’가 있다. 겨울시즌에는 하이원스키장과 더불어 호황을 누리는 곳이다.
▲ 산 하나를 통째로 깎아 만든 눈의 왕국.
강원랜드가 사북에 들어선 배경은 1995년 정선 일대의 광산 폐광이 결정되면서이다. 강원도는 지역경제가 심히 흔들릴 것을 대비하여 호텔카지노를 유치하게 되었다.
▲ 카지노 내부는 사진촬영 금지.(포토존)
물론 미시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당연히 맞는 이야기였다. 지역 내의 일자리 창출과 외지인들의 출입으로 지역경제는 살아나는 듯하였다.
▲ 작은 읍은 이제 유흥과 환락만이 넘치고 있다.
그러나 얼마안가 문제는 터지고 만다. 광산이 있던 한 시골마을은 놀음 빚에 허덕이고 자살률까지 높아졌다. 지난 2012년에는 강원랜드 인근 모텔도 아닌 강원랜드 내부 남자화장실에서 자살한 사건도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 강원랜드 직원들은 수시로 화장실 단속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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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금액 약 7억 6000만원 잭팟 당첨자 안승길. 그의 기운을 받아보려는 듯 많은 손님이 그와 손을 맞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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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는 이에 인근 태백시, 정선군, 삼척시, 영월군의 주민의 카지노 출입을 불허한다.
사실 본 기자도 1년에 한번은 강원랜드를 찾아간다. 어쩌면 다들 그렇듯이 되지도 않을 ‘잭팟’을 꿈꾸며 방문하는지도 모르겠다.
▲ 카지노 실제 내부.
실제로 게임을 진행하며 소위 대박을 맞아본 적은 없다. 그런데 게임머니를 챙겨본 적은 있다. 슬롯머신의 경우, 초반 게임에서는 보너스 포인트를 주는데 본전 한계선까지만 게임을 즐기다가 빠져나오는 것이다.
▲ 슬롯머신 포토존.
그렇다고 독자들께 카지노를 권유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앞서 말한 부분 때문에 도박의 늪으로 빠지게 되는 것이다.
▲ 여기저기 들어선 모텔.
취재를 하며 만난 한 모텔관계자는 “무서워서 영업이 어려울 때도 있다. 손님이 나가는 것을 보고도 방문을 열기 전에 꼭 심호흡한다.”며 “카지노 때문에 먹고 살지만 카지노 때문에 두려움에 떨기도 한다.”고 말했다.
▲ 사북을 방문한다면 게스트하우스를 추천한다.(1인 2만원, 4인실)
강원랜드가 있는 사북의 물가는 한 해, 한 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어느 한 시골, 특히 읍, 리의 물가라고는 믿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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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전 사장님, 착한 가격의 전 집. 자연살 굴 15000원 |
어느 한우집은 한우 등심을 100g에 52000원을 받고 있었으며 이 지역의 평균 소주값(식당기준) 4000원이었다. 물론 오산 운암뜰 같은 경우도 4000원이지만 시의 중심지역이기에 이해는 할 수 있다.( 비싼 것은 사실이다. 운암도 3500원 선이 적당하다고 본다.)
▲ 삼겹살 1인분 13000원, 200g이라고 했으나 믿기지는 않는다.
너무 비싼 물가에 혀를 내두르고 있을 때쯤, 옆 테이블의 손님들의 입에서는 오늘 판돈이 큰 것 세장이라며 자기들끼리 얘기하고 있었다. 대략 느낌상 3000만원인 듯하였다. 그러니 식당의 음식 값이 비싸다는 생각을 누가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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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읍내 곳곳이 전당사들로 즐비하다. |
그리고 사북의 변질은 이뿐만이 아니다. 작은 읍 전체가 커다란 대출창고 같은 분위기이다. 아마도 사북에는 식당보다도 전당사라고 하는 대부업자가 더 많을 것이다.
손님인 것처럼 전당사를 들어가 보았다. 명품가방, 차, 각종 문서, 귀금속 등을 맡기고 돈을 빌려가는 시스템이다. 처음엔 불법인줄 알았으나 사업자등록증을 보니 합법이었다.
▲ 전당사 안, 여성들이 맡긴 명품백.
강원랜드 카지노는 한번쯤 가볼만 하다. 그냥 게임만으로 끝난다면 말이다. 이 카지노에는 입장료도 있다. 2014년 초까지는 5000원이었는데 지금은 7500원으로 올랐다.(현금만 가능) 또한 신분증 지참도 해야 한다.(내국인은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3개월 이내 주민등록등본. 여권은 주소가 나오지 않아 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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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마을이 정체성을 잃어간다. 전통시장조차 점차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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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대박, 잭팟의 행운이 따르면 좋겠지만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찌감치 정조 이산은 우리에게 경고했다. ‘노력 없이는 어떤 것도 얻으려 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