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hong 기자 2013-09-29 15:24:58
【오산인터넷뉴스】이영주 기자 = ‘♬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 보니, 한 귀퉁이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 (중략) ♩어머니는 고등어를 구워주려 하셨나보다~♪’
▲ 따뜻하게 구워진 고등어와 흰 쌀밥 한 그릇이면 부러울 게 없던 시절이 있었다.
1983년 가수 김창완이 발표했던 솔로 곡 ‘어머니와 고등어’ 는 일상에서 겪는 순수한 감정을 노랫말로 담았다.
노래속에서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내일 아침 반찬으로 고등어를 준비해 놓으시고 코를 골며 주무신다.
편안한 이미지를 대표하는 가수 김창완이 부드러우면서 유쾌한 목소리로 불러 화제가 됐던 노래다.
잘 구워진 고등어 한 점에 하얀 쌀밥이면 부러울 게 없었던 시절이었다.
일본 원전사고 등으로 안심하고 먹을 만한 생선 찾기가 망설여지는 요즘, 오산역 앞에 10년 가까운 세월을 한결같이 지켜 온 생선구이집이 있다.
오산시 오산동 ‘토박이 생선구이’ 집이다.
▲ 생선구이와 된장찌개, 다양한 밑반찬으로 가득한 상차림은 그야말로 '밥도둑'이다.
박광명 대표는 오산이 고향이다.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성호초등학교 62회 졸업생으로 그의 부친(31회 졸업)과도 동문이다.
예전 물 맑은 오산천에서 멱을 감고 청량한 공기를 마시며 살아온 그다.
박광명 대표 부부가 이 곳에 터를 잡게 된 이유는 8년 전 쯤 부친의 권유가 계기였다.
남도 음식의 메카 전라도 태생 장모님 손맛을 이어 받은 아내와 ‘성실과 정직’으로 장사를 시작했다.
지금도 아침 장사를 하며 그 부지런함을 잇고 있다.
‘토박이 생선구이’는 일본산 생선을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고등어는 노르웨이산, 러시아산 동태, 갈치는 중국산 등을 사용한다.
이 밖에 쌀·배추·고춧가루·돼지고기 등은 국내산을 쓴다.
특히 이 곳 생선구이는 미리 초벌구이를 하지 않고 손님이 들어 주문과 동시에 굽기 시작한다.
▲ 오산시 오산동 881-11 토박이 생선구이. ☎ 377-9795. 오전 9시~오후 9시 영업.
이 때문에 메뉴가 나오기까지 10~15분 정도 기다림이 소요된다.
이런 연유로 갓 구운 생선살은 따끈하고 촉촉한 식감이 그대로 미각에 전해진다.
그래서 앞뒤 사정을 아는 손님들은 미리 전화로 주문한다.
처음 장사를 시작했을 때 추억의 맛을 내기 위해 연탄불에 생선을 구웠다.
당시는 손님들이 원하는 바이기도 했다.
그러다 연탄 특유의 냄새 등으로 지금은 다른 방식으로 굽고 있다.
연탄에 구우면 모양도 예쁘게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생선과 곁들여 나오는 밑반찬 8가지는 안주인이 발휘한 농익은 손맛을 제대로 느끼게 하는 상차림이다.
▲ 깔끔하고 쾌적한 인테리어의 가게 내부.
식당 경력 20년에 빛나는 그의 손맛은 손님들이 먼저 인정해 줬다.
이 곳 생선구이를 먹으러 서울, 인천, 안양 등지에서 몇 번이고 찾는 단골손님들이 줄을 잇는 것이다.
어쩌다 가게가 쉬는 날 방문한 손님들은 다음 기회를 위해 서슴지 않고 다시 찾는다고 한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취향이 다르지만 역시 고등어와 삼치가 가장 잘 나간다고 한다.
명실상부한 밥도둑으로 불리는 고등어는 오메가3와 지방산, 불포화지방산의 1등 주자로 손색이 없다.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다이어트 할 때 지방섭취로 제격이다.
참고로 고등어를 구울 때 미리 소금을 뿌려두면 수분이 빠져나가 살이 단단해지고 맛이 좋아진다고 한다.
“생선을 구울 때는 여기에만 집중해요. 타면 안 되니까요. 시간과 감각으로 정성스럽게 굽고 있죠.”
▲ 토박이 생선구이 메뉴판. 주재료의 원산지를 꼼꼼히 적어놓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생선을 구울 때 무엇을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박광명 대표 부부가 한 말이다.
진솔하고 친근한 인상으로 손님들을 마중하는 박광명 대표 부부는 오직 맛있는 생선을 굽고 요리하는데 열심이다.
그렇기에 이들 부부의 정성과 손맛을 알고 여러번 중앙매체에서 소개를 권유했으나 한사코 뿌리쳤다고 한다.
맛있게 먹고 간 손님들이 벌써 자신의 블로그에 소개글을 올리는 등 ‘토박이 생선구이’는 어느 틈에 인터넷 상에서 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조미료 사용을 최대한 줄여 맛을 내니 손님들 대다수가 “맛있다!”는 평가를 낸다.
40~50석 규모로 주말, 평일 할 것 없이 문을 열고 있다.
생선을 좋아하지만 두려워 먹기를 꺼리고 있었다면 오늘은 한 번 찾아가 보자, 토박이 생선구이집으로.
집밥을 먹는 기분으로 편안하고 행복한 한끼를 선사할 인상좋은 박광명 대표 부부가 친절히 맞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