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hong 기자 2013-09-02 16:44:07
【오산인터넷뉴스】<기고> 현장에 답이 있는 이유 (1)
▲ 최인혜 오산시의회 의원·국제관계학 박사
최근 민주당은 방문간호사와 동행하고 청소봉사, 도시락배달 등에 참여하며 8월을 보냈다. 나의 경우는 시민들이 SNS를 통해 그 외 할 일도 제안해 주어 하나씩 하나씩 경험하며 공부하고 있다. 현장을 누비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것은 소외계층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의원 3년 동안 내가 너무 게으르고 불성실했다는 점에 대한 반성이었다. 이것은 의원 생활 중 내가 받은 가장 크나큰 교훈이기에 그 소회를 시민들과 나누고자 한다.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일을 하는 사람은 어디선가 급여를 받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자원봉사자가 될 수도 있다. 오산에서 소외계층을 위한 도시락배달은 자원봉사자들이 한다. 의원인 나는 그동안 ‘도시락 부식마련에 얼마의 예산이 드느냐’는 따졌을지 몰라도 도시락배달을 하는 봉사자들이 모두 자기 할 일이 있는 사람들이고 자신은 점심도 굶어가며 어려운 이를 위해 희생한다는 점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자원봉사자들의 희생정신을 높이 사주는 시민의식이 자리 잡아야 좀 더 많은 봉사자들이 모여들 것이며 이것은 아름다운 사회의 초석이 될 것이다.
지금도 이런 집이 있을까 싶게 오래된 집에 사는 어려운 이들, 어둡고 좁은 집에 살며 하반신이 마비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이, 반면에 어디로 보나 도시락을 배달받을 이유가 없어 보이는 게으르고 건강한 부부 등 (고기잡는 법을 배우려하지 않는 대표적인 경우이지만 결식하는 아이들 때문에 도시락이 들어간다)... 갖가지 경우를 보며 제도보완의 필요를 느낀다. 새 임대아파트에 입주해 남 보긴 좋지만 도시락을 배달받아야 하는 이들이 많은 세교1지구는 어떤가? 오산시의 재정자립도가 날로 떨어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를 눈으로 확인하자 시정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지 가닥이 잡힌다. 세교 1지구는 모두 새 아파트이지만 뒷길은 많은 경우 지저분하다.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이 나서서 거리를 치우지는 않을 것이다.
환경미화원이 아무리 고생을 하며 쓰레기를 치워도 가져갈 수 없는 쓰레기로 지저분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궐동도 있다. 상인들이 아무리 깨끗한 거리를 만들고자 노력해도 시민의식이 변하지 않고는 한계가 있는 것이니 정치는 시민의식이 높아져야만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청소차가 몇 번을 지나가도 여전히 더러운 지역을 눈으로 확인하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다. 인간은 환경의 동물인데 이렇게 불결한 곳에 사는 주민은 점점 더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고 쓰레기 무단투기를 일삼을 것이다. 오산시는 꽃길 가꾸기와 더불어 거리정화운동부터 시작해야 한다.
소외계층만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돕는 방문간호사나 무한돌봄 복지사들도 박봉에 복지사각지대에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가녀린 여성들이 아무런 무장없이 혈기왕성한 정신질환자들을 돌보고 아직도 정력을 자랑하는 남성 노인대상자들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어느 곳에서는 머리끄덩이를 잡히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애로를 경청해본 적이 없다. 먼저 그들을 위한 안전을 담보해주어야만 안전한 복지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일어날 사건사고는 거대한 비용으로 돌아올 것이다.
오산시는 또한 소외계층을 돌보는 이들을 시정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장경험을 하지 않아 생기는 집행부의 행정의 공백에 대안을 제시해주거나 따끔한 지적을 해 줄 수 있는 이들은 바로 현장 구석구석을 뛰어다니는 이런 분들이다. 사회복지과에 재점검을 요청하고 부서는 방문간호사들의 정보를 수집하여 어려운 이들에게 도시락이 들어갈 수 있게 한 것이 좋은 예가 된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