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hong 기자 2013-05-28 14:32:33
【오산인터넷뉴스】이영주 기자 = “이 나이에 세상을 뒤집을 수 없지만 뒤집힌 속을 제가 풀어 드리겠습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속이 뒤집힐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원하는 일이 잘 안 될 때, 전·월세를 벗어나고 싶으나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을 때, 직장·친구 문제 등..
▲ '방가네진짬뽕전문점' 방원종 대표가 가게 앞 내건 현수막.
이럴 때 찾으면 좋은 곳이 오산에 있다.
오산역 인근 ‘방가네진짬뽕전문점’이다.
‘방가네진짬뽕전문점’ 방원종 대표는 스물 아홉 살이다.
때로 세상은 사람을 일찍 철들게 하기도 하는 듯 싶다.
그는 20대라는 기치있는 나이에 비해 철이 일찍 들었다.
▲ 방원종 '방가네진짬뽕전문점' 대표.
짬뽕을 좋아해 짬뽕 전문점을 차렸다는 그는 그야말로 ‘손님을 왕으로 모신다’는 정신으로 일하고 있단다.
‘자신이 손님보다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고 진심을 다한다.
음식맛이 이상하다고 하면 바꿔주고, 서비스로 음료수도 제공하는 등 손님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 놓은 배포 큰 사나이다.
짬뽕 맛이야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 정도로 정평이 났다.
또 투철한 그의 서비스 정신은 입이 쩍 벌어질 만큼 놀랍다.
손님이 오면 문도 열어 주고 아무리 바빠도 나와서 인사하는 예법(?) 또한 거르지 않는다.
여기에 원하는 짬뽕맛이 나오지 않으면 미련없이 조리한 음식을 버리고 다시 만든다.
1~2인분 정도가 아니라 6~7인분도 과감히 ‘버렸다’고 하니 그의 프로정신은 본받을 만하지 않은가.
▲ 가게 한 쪽 벽에 메뉴와 가게를 소개한 글이 눈길을 끈다.
방 대표는 친구, 누나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5살 적부터 친구라고 하니 눈빛만 봐도 생각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친밀할 듯하다.
그 친분이 만들어 내는 짬뽕과 짜장에 막연한 동경이 생기는 건 왜일까.
“여기는 ‘전문점’이에요. 일반 중국집과 차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방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 깔끔하게 단장된 가게 내부.
그가 빨간색을 좋아하기에 가게 인테리어는 단연 이 색상이 많고, 셋이 맞춰 입은 유니폼도 물론 빨간색이다.
그렇다고 해도 눈이 피로하거나 거부감이 들 정도는 아니며, 산뜻하고 밝은 느낌을 줘 오히려 입맛을 배가시키는 것 같기도 하다.
‘방가네진짬뽕전문점’이 위치한 곳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젊음의 거리’는 아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는 달라진다.
활짝 웃으며 인사하는 젊은이가 있다.
그들의 풋풋한 젊음이 ‘젊은’ 분위기를 자아낼 것이다.
▲ 가수 허각의 쌍둥이 형 허공 씨와 방원종 대표(왼쪽)는 친구 사이란다.
한창 꿈 많은 젊은이들의 열정이 모여 만들어진 ‘전문점’이다.
짬뽕 만들 때 무엇을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짬뽕 맛있게 만들 생각하죠”라고 방 대표는 답한다.
오로지 그 일념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
이 곳은 짬뽕 육수를 이채롭게 사골 국물로 한다.
여기에 황기 등 한약재와 오징어, 야채를 넣어 건강을 생각했다.
▲ 사골 국물로 육수를 내고 오징어, 야채, 고기가 들어간 '고기짬뽕'.
재료들이 어우러져 걸죽하고 진한 국물을 만들어 낸다.
자극적일 것 같지만 매콤하고 담백해 입맛을 자극한다.
짬뽕을 먹고 국물이 맘에 들면 ‘이 국물에 밥 한 술 말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곳은 손님의 그런 마음을 익히 알고 짬뽕에 밥 한 공기가 곁들여 나온다.
▲ 담백하고 칼칼한 맛이 일품인 '굴짬뽕'.
백짬뽕은 담백하고 칼칼하며 시원해 어르신이나 여성들이 즐겨 찾는단다.
백짬뽕은 굴이 들어가 시원하고 청양고추가 매운 맛을 낸다.
아침에 사골 국물만 준비해 놓고 육수는 그때 그때 주문 받아 만든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음식이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탕수육은 간장 소스에 레몬이 들어가 새콤달콤하며 생고기를 사용한다.
▲ 바삭한 맛이 식감을 자극하는 군만두.
찐만두는 감자로 피를 만든다.
짜장면은 옛날 짜장면 맛을 냈다.
방 대표는 “나중에 장사가 잘 되면 지역 소년소녀가장에게 짜장면 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성공 뿐 아니라 어려웃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마음 착한 젊은이다.
얼마 전 오산역 광장에서 집회가 있었을 때 어떤 사람이 짬뽕을 먹고는 잠시 뒤 일행을 데려와 다시 먹고 간다고 한다.
문을 연 지 7개월 만에 손님들이 줄을 서 먹을 정도라고 하니 맛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이 곳의 또 다른 특징은 배달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전 11시에서 오후 9시까지 정한 영업시간만 음식을 판매한다.
포장은 가능하다.
방 대표 꿈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짬뽕을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그 날까지 그는 짬뽕에 살고 짬뽕에 죽는, 짬뽕에 모든 것을 투영하는 젊은 사나이로 남을 것이다.
▲ 오산시 오산동 568-12번지(오산역을 바라 보고 오른쪽으로 약 100미터). 영업시간은 오전 11시~오후 9시까지이며 포장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