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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섬, 독도(獨島) 방문기 김종훈 목사, 가정의 달 5월에 가족을 생각한다
oshong 기자 2013-05-19 17:09:54

【오산인터넷뉴스】<기고> 김종훈 오산침례교회 담임목사(목회학 박사·명지대 출강·세교복지재단 대표이사 = 「독도(獨島)방문기」

 

▲ 김종훈 목사.

 

울릉도 동남쪽 뱃길을 따라 2백리를 더 달려야 만나는 외로운 섬 독도(獨島).

 

울릉도 역시도 묵호에서 쾌속선으로 세시간 이상을 속이 울렁거리며 질주해야 닿을 수 있는 곳 이거늘, 독도는 거기서 또 1시간40분을 달려야 닿는 곳이니 외로운 섬, 독도의 이름은 누가 지었는지 몰라도 너무 잘 지은 이름이다.

 

듣자하니 1년 365일 가운데 독도를 찾을 수 있는 날은 고작 60일 정도란다.

 

게다가 독도에 배를 접안하고 그 땅을 밟을 수 있는 날은 더 줄어든단다.

 

다 파도 때문이다.

 

그런 걸 생각하면 이번 독도 방문 성공은 참으로 큰 은혜를 입은 셈이다.

 

물론 우리도 그 과정이 쉽지만 않았다.

 

이른 아침 울릉도 사동항에서 독도로 가는 돌핀호에 몸을 실을 때만 해도 여유는 넘쳤다.

 

환상적인 울릉도 경치만으로 충분히 매료됐는데 독도까지 눈에 넣을 생각에 이른 새벽의 알람도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았다.

 

아침 식사도 기분 좋게 든든히 먹고, 커피 한잔의 여유까지 충분히 즐겼다.

 

하지만 그 여유와 기대는 출항과 동시에 불편과 후회로 바뀌었다.

 

 ‘왜 간다 했을까’가 되었다.

 

 ‘난 안가겠다’며 남은 분들이 부러웠다.

 

그 만큼 독도를 향한 바닷길은 험난했다.

 

피칭(pitching/앞에서 오는 파도로 배가 앞뒤로 흔들리는 것)과 롤링(rolling/옆에서 오는 파도로 배가 좌우로 흔들리는 것)도 모자라 요윙(yawing/피칭과 롤링이 복합적이고 불규칙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연신 괴롭혔다.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그 덕에 우리는 비싼 배삯 주고 얻은 멀쩡한 자리를 두고 바닥에 모두 드러 누웠다.

 

그리고 화장실만 뻔질나게 들락거렸다.

 

그마저도 차례가 안되는 이들은 준비된 위생봉투 신세를 졌다.

 

친절하게 자리마다 놓인 그 봉투는 과일 담으라고 둔 것이 절대 아니었다.

 

어느 분은 그 마저도 여의치 않아 당신 모자에 거시기(?)를 하셨다.

 

그렇게 외로운 섬, 독도는 의외로 사람들의 방문을 마다하고 있었다.

 

왜 그랬을까?

 

너무나 외로워 누구라도 오면 반가워할 줄 알고 찾았는데, 독도는 왜 그리도 사람들의 접근을 못마땅하게 여겼을까? 거부했을까?

 

혹 그것이 그 간의 섭섭함 때문은 아니었을까?

 

우리가 그동안 독도를 너무 모른 척 했음에 대한 섭섭함은 아니었을까?

 

울릉도로 다시 뱃길을 돌리며 멀어져 가는 독도를 바라보며 문득 그 생각이 떠오른다.

 

사실 우리는 그랬다.

 

너무도 분명한 우리 땅을 작다는 이유로, 멀다는 이유로 이 거대한 육지를 잘 챙기지 못했다.

 

일본이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며 국제분쟁지역으로 만들 때 당당하게 나서 보호해 주지도 못했다.

 

외교적 노력마저 너무 주먹구구식이었다.

 

그저  “우리 땅인데 누가 건드리겠냐” 우기기만 했다.

 

그러니 우기는 건 잘 해주는 것이 아닌 게다.

 

 “원래 우리 것 인데 누가 손댈 거냐”며 넋놓고 있음은 능사가 아닌 게다.

 

실제로 더 잘하고, 실제로 더 사랑하고, 실제로 더 보호하고, 끝까지 편 되는 게 잘 하는 게다.

 

그러고 보니 가족도 그런 것 같다.

 

 “누가 뭐래도 내 가족인데 그게 어디 가겠냐”는 생각은 큰 일 날 생각이다.

 

호적에 이름이 함께 올려진 것 만이 참 가족됨의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가족은 남보다 더 잘해줄 때라야 가족이다.

 

먼저 사랑해야 가족이다.

 

끝까지 보호하고, 편되어 주고, 기도해 주어야 가족이다.

 

바깥에서만 인심 얻고, 안에선 오히려 인심을 잃는 건 순서가 잘못된 것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이라는 영토 안에 외로운  ‘독도’가 생기지 않게 하자.

 

그건 5월이 가기 전에 반드시 내가 해야 할  ‘Priority No.1’이다.

 

※priority:(명)..보다 앞서기, ..보다 중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