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추석을 앞두고 오산 거리 곳곳에 명절 인사 현수막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는 눈에 띄는 변화가 하나 있다. 오산시의회가 정당별로 현수막 한 장에 추석 인사를 담으면서 기존 8장을 2장으로 줄였다. 다행 중 다행이다.
명당에 자리잡은 불법 현수막
현수막 몇 장 줄이는 것이 대수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민 입장에서는 결코 작은 변화가 아니다. 그동안 명절만 되면 주요 도로와 교차로마다 정치인들의 얼굴과 이름이 경쟁하듯 내걸렸다. 비슷한 인사말, 비슷한 사진, 거기에 각종 직함까지 붙는다.
추석 인사인지 정치인 자기소개서인지 헷갈릴 정도다. 더 눈에 띄는 것은 평소 시민들에게 이름이 낯선 정치인들도 추석만 되면 어김없이 얼굴을 내민다는 것이다.
오산에서 아직 시민들에게 이름을 알리지 못한 정치 지망생들까지 명절 현수막 대열에 빠지지 않는다. 평소에는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람들이 추석만 되면 “풍성한 한가위 보내십시오”를 외친다.
메뚜기도 한철이라는데 정치인에게도 현수막 한철이 있는 모양이다.
물론 명절 인사 자체를 탓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그것이 시민을 위한 인사인지,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정치 홍보인지다.
이름과 얼굴을 크게 박고 ‘○○위원장’, ‘○○대표’, ‘○○이사장’’, ‘○○관’ 등 경력을 줄줄이 적어놓았다면 시민들이 단순한 명절 인사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도 당연하다.
시민 입장에서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추석 인사를 하려는 겁니까, 선거운동을 하려는 겁니까?” 한 사람이 걸면 또 한 사람이 걸고, 정당이 걸면 정치 지망생도 따라 붙는다. 그러다 보면 추석이 아니라 ‘현수막 대목’이 된다.
정치인에게 현수막 한 장은 이름을 알리는 기회일 수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다르게 본다. “저 사람은 평소 오산을 위해 무엇을 했지?” 현수막에 적힌 직함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시민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다.
오산시의회가 공동 현수막으로 숫자를 줄인 것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8장에서 2장.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다.
이제 오산시도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불법이면 정비하고, 적법하면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된다. 정치적 영향력이나 이름값에 따라 행정의 잣대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 정치인들도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명절 인사에 얼굴을 그렇게 크게 넣어야 하는지, 경력을 그렇게 길게 써야 하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특히 오산에서 이제 막 이름을 알리려는 정치 지망생이라면 더욱 그렇다. 현수막으로 이름을 알리는 정치보다, 현수막이 없어도 시민들이 이름을 기억하는 정치가 진짜 정치 아닐까?
정치인의 이름은 현수막으로 알릴 수 있다. 하지만 정치인의 평가는 현수막으로 만들 수 없다. 시민들은 결국 기억한다. 누가 평소 지역을 위해 뛰었는지, 누가 시민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누가 선거철과 명절에 주로 얼굴을 비췄는지를.
추석은 정치인의 이름을 알리는 계절이 아니다.
가족과 이웃의 안녕을 기원하고 시민들에게 감사하는 명절이다. 명절에만 얼굴을 내미는 정치보다 사계절 내내 시민 곁에 있는 정치가 오래 기억된다. 현수막을 많이 건다고 정치인이 되는 것도 아니다. 이름을 크게 쓴다고 시민의 마음까지 얻는 것도 아니다.
추석인가, 현수막 선거운동인가.
판단은 정치인이 아니라 오산 시민의 몫이다. 이번 추석에는 현수막 숫자보다 정치인의 진심이 보였으면 한다.
그리고 시민들은 알고 있다. 명절에만 나타나는 정치인과 평소에도 시민 곁에 있는 정치인의 차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