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오산시와 오산시의회의 인사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거칠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보은인사·밀실인사·돌려막기’를 주장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나 시민의 눈에는 양측의 공방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그래서 실제 인사 절차는 공정했는가.
이번 논란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의혹을 사실로 포장하는 일이다.
오산인터넷뉴스 홍충선 대표
국민의힘 의원들이 제기한 문제 가운데 특정 인사의 사전 내정 의혹이나 다른 산하기관 보직 기용 가능성 등이 사실이라면 분명히 검증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주요 보직이 특정인을 위한 자리로 만들어졌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그러나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보은인사’라고 단정하는 것 역시 정치적 주장에 불과하다.
의혹 제기는 야당의 권리지만, 사실 확정은 증거의 영역이다.
민주당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의 주장을 ‘정치공세’라고 규정하려면 왜 정치공세인지 설명해야 한다. 채용 공고부터 심사위원 구성, 평가 기준, 면접 결과, 최종 결정 과정까지 객관적으로 공개할 수 있다면 논란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
“법과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는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법적 절차를 지켰다고 해서 시민들이 반드시 납득하는 것은 아니다. 합법과 공정은 같은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법과 자치법규가 정한 절차를 지키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공공기관 인사는 그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투명성과 설명 책임이 요구된다.
특히 사전에 특정 인사가 내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면 더더욱 그렇다. 누가 추천했는지, 누가 검토했는지, 어떤 기준으로 결정했는지 공개하면 된다. 문제가 없다면 공개하지 못할 이유도 크지 않다.
오산시의회 정책지원관 채용 논란도 같은 잣대로 봐야 한다.
특정 인사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있다면 그 소문의 출처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반대로 의회가 공정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면 객관적인 기준과 절차를 시민들에게 설명하면 된다.
소문과 해명 사이에 자료가 있어야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여야가 서로의 과거를 끌어내 현재의 문제를 덮으려는 정치적 행태다. 민주당은 민선 8기 인사 논란을 거론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시 어떤 인사가 문제가 됐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된다.
국민의힘 역시 마찬가지다. 민선 9기의 인사를 비판하면서 과거의 문제를 들춰내는 것으로 현재의 의혹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
“너희도 그랬다”는 말은 해명이 아니다.
과거에 잘못했다면 그것대로 책임을 물어야 하고, 현재 문제가 있다면 그것대로 검증해야 한다. 시민들이 정치권에 요구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서로 상대방의 약점을 찾아 공격하는 정치가 아니라 자신이 제기한 주장에 책임지는 정치다.
지역언론도 예외가 아니다.
정치권에서 던진 ‘보은인사’라는 단어를 그대로 제목으로 확대 재생산하거나, 반대로 집권세력의 ‘정상적인 절차’라는 해명을 그대로 받아쓰는 것은 언론의 역할이 아니다. 확인된 사실과 주장, 의혹과 사실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지역신문이 해야 할 일은 누군가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설명하도록 만들고, 정치권이 증거를 제시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번 논란은 오산시의 인사 시스템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채용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심사 기준을 명확하게 공개하며, 외부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고,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의 참여를 제한하는 등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정치권 역시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인사를 ‘보은인사’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
공정한 인사는 사람을 바꾸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공정하게 뽑았다는 사실을 시민이 확인할 수 있어야 완성된다.
오산시와 오산시의회에 묻는다.
이번 인사에 문제가 없다면 왜 문제가 없는지 시민에게 설명할 수 있는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도 묻는다.
‘보은인사’라고 주장한다면 그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할 수 있는가.
민주당 의원들에게도 묻는다.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고 반박한다면 시민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인사 관련 자료를 공개할 용의가 있는가.
이 세 가지 질문에 답하면 된다. 정치는 말로 싸울 수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 인사는 말이 아니라 기록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오산시민은 더 이상 “누가 누구 편인가”를 알고 싶은 것이 아니다. 누가 추천했는지, 어떤 기준으로 심사했는지, 절차가 제대로 진행됐는지, 특정인을 위한 자리는 아니었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이번 논란이 또 하나의 정쟁으로 끝난다면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시민이다. 반대로 이번 기회에 인사 자료와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객관적인 검증을 거친다면, 여야 모두에게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
보은인사라는 의혹도 증거로 말해야 하고, 정치공세라는 반박도 사실로 말해야 한다. 그것이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최소한의 정치적 책임이며, 시민을 대하는 최소한의 예의다. 오산의 인사가 정치권의 전리품이 아니라 시민의 신뢰를 받는 공적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지금 오산시와 오산시의회가 답해야 할 차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