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산시가 시민의 세금으로 각종 민간 보조사업을 지원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문화·체육·교육·복지·지역공동체 등 행정이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민간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보조금은 필요한 행정수단이다.
오산인터넷뉴스 갈영수 기자
하지만 기자의 눈으로 바라보면 중요한 것은 ‘지원’ 그 자체가 아니다. 보조금을 지급한 이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사업계획에 따라 예산이 적정하게 사용됐는지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진짜 중요한 것은 그 사업을 통해 당초 약속한 성과가 만들어졌느냐다.
예산은 집행됐는데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업은 매년 반복되는데 성과는 제자리라면 다음 해에도 같은 방식으로 지원해야 할까.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사후관리’다.
보조금 사업은 시작할 때는 사업계획과 기대효과가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하지만 사업이 끝난 뒤에는 정산서와 결과보고서만 남고, 정작 그 사업이 시민들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대한 평가는 부족하지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매년 반복되는 사업이라면 더욱 엄격한 평가가 필요하다. 올해 사업이 지난해보다 나아졌는지, 참여자는 증가했는지, 시민 만족도는 어떤지, 사업비에 비해 효과는 충분했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단순히 “돈을 정해진 항목에 맞게 사용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회계상 적정성과 정책적 성과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오산시가 시민 중심 행정을 강조한다면 보조금 역시 ‘지원하고 끝내는 행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성과가 뛰어난 사업은 지원을 확대할 수 있다.
반대로 성과가 부족한 사업은 원인을 분석하고 사업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개선 가능성이 낮다면 지원 규모를 줄이거나 사업 자체를 재검토하는 것도 행정의 책임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대응이다.
보조금이 목적과 다르게 사용되거나 부적정하게 집행됐다면 관련 절차에 따라 환수하고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시민 입장에서 궁금한 것은 단순하다.
“누가 얼마를 받았느냐”보다 “왜 지원했고, 무엇을 했으며, 어떤 결과를 냈느냐”가 더 중요하다. 보조금 사업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성실하게 사업을 수행하는 단체에는 오히려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성과가 부족한데도 매년 관행적으로 지원한다면 다른 시민단체나 사업자에게 돌아갈 기회를 빼앗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결국 보조금 행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원 규모가 아니라 관리의 질이다.
예산을 집행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그 예산이 제대로 쓰였는지 끝까지 확인하는 일이다. 오산시가 앞으로 보조금 정책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려면 ‘지원 대상 선정→예산 집행→사업 수행→성과 평가→결과 공개→다음 연도 지원 여부 결정’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확실하게 만들어야 한다.
매년 같은 사업에 같은 방식으로 예산을 지원하면서 결과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묻는 것은 당연하다.
“왜 또 지원하는가?”
이제 오산시의 보조금 정책도 질문을 바꿀 필요가 있다. “얼마를 지원했는가”에서 “지원한 돈으로 무엇을 만들어냈는가”로.
보조금은 시민의 세금이다.
따라서 지원하는 순간 행정의 책임이 시작되는 것이지, 통장으로 돈이 들어가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지원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사후관리의 부재다.
그리고 시민 세금에 대한 가장 확실한 답은 결국 투명한 공개와 냉정한 성과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