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재는 게 편인가, 전략은 누구 편인가?
정치판에는 오래된 속담 하나가 있다. “가재는 게 편.” 비슷한 것끼리 모이고, 결국은 서로를 밀어주며 판을 짠다는 뜻이다. 그런데 요즘 오산 정치판을 보면 이 속담이 조금은 다른 의미로 들린다. 가재와 게가 편을 먹는 정도가 아니라, 연못 밖에서 데려온 물고기까지 “우리 편”이라며 넣으려는 모습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지역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이 바로 “전략공천”이다. 이름만 들으면 그럴듯하다. 마치 치밀한 계산과 분석 끝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투입하는 정치적 작전처럼 들린다. 하지만 시민들이 궁금한 것은 하나다. 과연 그 전략이 오산을 위한 전략인지, 아니면 정당을 위한 전략인지 하는 점이다.
홍충선 대표
국회의원 선거라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국회의원은 국가 단위의 정치인이기 때문에 정당의 큰 틀 속에서 전략공천이 이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기초단체장인 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시장은 지역 행정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단순히 이름만 알려진 정치인이 아니라, 그 지역의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사람이 맡아야 하는 자리다.
어느 골목이 출퇴근 시간마다 막히는지, 어느 동네 주민들이 주차 문제로 밤마다 한숨 쉬는지, 어느 학교 앞이 위험한지 같은 문제는 보고서로 배우는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지역에서 활동하며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고민해 봐야 비로소 알 수 있는 일들이다.
그래서 시민들은 묻는다.
“오산에는 정말 사람이 없어서 전략공천을 해야 하는 것인가?”
오산은 그동안 민주당의 강세 지역으로 알려져 왔다. 그렇다 보니 어떤 이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누가 나가도 당선되는 곳 아니냐”고. 만약 그런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오산 시민을 가장 가볍게 보는 태도일 것이다.
그동안 오산에는 나름대로 지역을 위해 준비해 온 사람들이 있었다. 도의원을 지내며 지역 현안을 챙긴 사람도 있고, 시의회를 이끌며 행정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도 있다. 지역을 돌며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오산의 미래를 고민해 온 예비 후보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전략공천”이라는 말이 등장하면 상황이 묘해진다.
오랫동안 밭을 갈며 준비해 온 사람들은 한쪽으로 밀려나고, 어디선가 나타난 사람이 “이번 농사는 내가 맡겠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속담이 있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
열심히 뛰어다녔는데 정작 닭은 지붕 위로 날아가 버리고, 개는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는 상황이다. 오산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며 정치의 길을 준비해 온 예비 후보들이 지금 그런 기분일지도 모른다.
물론 전략공천이 항상 잘못된 것은 아니다. 정말로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과 비전을 가진 인물이라면 시민들도 환영할 것이다. 오산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강한 추진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시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전략”이라는 말이 너무 쉽게 사용된다는 점이다. 때로는 충분한 설명 없이 내려지는 결정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단어로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시민들은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최근에는 오산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시장 출마 이야기를 꺼낸다는 소문도 들린다. 어떤 이는 “오산의 나팔수가 되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나팔수가 되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다. 다만 시민들은 이런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나팔을 불기 전에, 오산의 악보는 읽어봤을까.”
오산은 작은 도시지만 결코 단순한 도시가 아니다. 교육 문제, 교통 문제 그리고 계속되는 도시 개발 문제까지 다양한 과제가 얽혀 있다. 이런 도시를 이끌어 가는 자리는 단순한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시민들의 삶과 직결된 자리다.
그래서 시민들이 정말 보고 싶은 것은 거창한 전략이 아니다. 오산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오산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오산 시민들과 얼마나 오랫동안 함께해 왔는지다.
정치에서 전략은 중요하다. 하지만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전략보다 신뢰다. 어쩌면 지금 오산 정치판에서 가장 필요한 질문은 아주 단순한 것일지도 모른다.
“오산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 질문에 당당히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시장이 된다면 굳이 전략공천이라는 말이 없어도 시민들은 충분히 납득할 것이다. 그리고 그때는 오래된 속담도 조금은 바뀔지 모른다.
“가재는 게 편”이 아니라
“오산은 오산 사람 편”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