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산소방서장 최영균
【오산인터넷뉴스】 얼마 전 TV프로그램에서 갑을 관계 콩트를 본 적이 있다.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 이야기가 돌고 돌아 결국 갑인 남자가 최종적으로 집에서 키우는 개에게 을이 되는 웃기고도 슬픈 이야기로 끝이 났다.
최근 들어 갑과 을이라는 관계,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이냐 는 것을 따지며 갑의 횡포니 을의 피해니 하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관계가 아닌,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고 물어뜯는 관계가 빈번히 일어나는 것이다. 내가 얻을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고 내가 손해 보는 것엔 치를 떨며 기피하는 현상이 사회 전반으로 팽배하고 있음에 매우 안타까움을 느낀다.
지구는 둥글고 내가 쏜 화살은 결국 나한테 온다는 것을 안다면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작년, 백화점 여자 점원에게 서비스가 엉망이라며 무릎을 꿇린 고객에 대한 뉴스를 보며 ‘만약 이 점원이 자신의 딸이거나 동생이었다면 이렇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고, 이 점원도 가정에서 귀여움 받고 귀하게 자란 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면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싶다. 나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이래도 되는 거야? 가 아닌, 그래 그럴 수도 있지. 점원도 사람인데 실수도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을 해보면 화내고 다그칠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럼 소방에서의 소통과 배려는 무엇일까?
각종 사고현장에 출동하여 신고한 시민을 만났을 때, 우리는 비슷한 출동을 수도 없이 나갔지만 우리를 만나는 시민은 그런 상황을 처음 겪는 일일 수 있다.
그러므로 신고한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배려해주어 따뜻하게 대해야한다. 자주 겪는 일이라고 별 거 아니라는 식으로 행동하고 설명도 제대로 하지 않으며 무표정으로 대한다면 우리의 행동을 보는 시민은 매우 답답하고 속이 상할 수 있다.
‘뭐 이런 일로 신고를 해서 출동을 하게 만들어?’ 라는 짜증내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이 분은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우리를 부른 거구나! 잘 도와드려야겠다.’하는 마음으로 대해야한다. 잘 설명하는 것은 소통이고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배려다. 이런 소통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현장 활동을 함으로써 청렴소방 이미지는 제고될 수 있는 것이다.
신뢰받는 소방이 되느냐, 손가락질 받는 소방이 되느냐 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 에 따라 달려있다. 언제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 생각에서 나오는 진심어린 말과 행동으로 대한다면, 우리는 언제나 시민들에게 신뢰받고 희망이 되는 청렴소방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