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인터넷뉴스】필자는 1년 전만 하더라도 3D프린터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저 신기한 물건이 있다는 생각만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언론, 심지어 박근혜대통령까지도 3D프린터를 우리의 미래 산업이라고 규정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 3D 프린터 창업자 권형우氏
▲ 박근혜 대통령, 시진핑 주석 3D프린터로 출력한 피규어
마침 정부의 사업공모도 있었고 그래서 필자는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나의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들이 실물로 프린트 돼, 판매까지 된다면 얼마나 짜릿할까’라는 기대감과 함께 말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처음 3D프린터를 접한 것은 십 수 년도 더 된 듯하다. 아마 모터쇼에 처음 봤을 것이다.
전시장 한쪽 부스에서 무엇인가 열심히 만들어내던 기계가 있었는데, 그 기계가 멈추자 관계자가 기계 속에 가득한 모래 같은 분말 속에서 복잡한 형상의 파이프를 꺼내는 것이었다. 당시는 무척 놀랍고 신기했는데 이내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신기하다고만 생각했거나 아니면 3D프린터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이 3D프린터는 엄청난 각광을 받고 있다. 알파고의 등장만큼이나 관심이 뜨겁다. 갑자기 이런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바마 미국 대통령 국정연설
그 중 하나는 2013년에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3D프린터를 언급한 것이다. 그는 3D프린터가 ‘차세대 제조업의 혁명’을 가져 올 것 이라고 연설했다. 그 뒤 3D프린터 업계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또 하나는 2014년즈음 3D프린터 업체들이 보유한 특허 90여건이 만료되면서, 다양하고 저렴한 개인용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게 되면서부터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십 수 년전 필자의 경험을 이야기 했듯이 3D프린터는 최근의 기술이 아니다.
▲ FDM 방식 3D 프린터
1984년 미국의 3D Systems 설립자 찰스 훌(Charles W. Hull)이 액체를 굳혀가며 쌓는 SLA 방식의 3D프린터를 최초로 개발했고 현재 가장 많이 보급되고 있는 FDM방식의 프린터는 미국 스트라다시스(Stratasys)사에서 개발 한 것으로 필라멘트라고 부르는 얇은 플라스틱 실을 녹여 아래부터 한층 한층 쌓아나가는 방식이다. 그 이외에도 DLP, SLS, Polyjet 등 여러 방식의 3D프린터가 있다.
3D프린터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과 흡사하다. 마치 병원에서 컴퓨터 단층 촬영을 하며 인체의 특정부위가 얇게 층을 내서 볼 수 있게 하듯이, 3D모델링된 구조물을 한층 한층 쌓아간다.
때문에 어떤 모양이든지 만들어 낼 수 있고 속이 비어있게 출력할 수 있어 제품을 가볍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출력 시간이 오래 걸리고 출력물의 정교함과 질감이 금형으로 사출한 제품보다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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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 프린터 출력물 |
위와 같은 모양은 금형으로 찍어낼 수 없지만 3D프린터로는 출력해 낼 수 있다.
그 외에 3D프린터 종류에 따라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만 더 이상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그러나 한 가지는 짚고 넘어가겠다. 3D프린터에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3D컨텐츠 제작에는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 어떤 성능 좋은 컴퓨터가 있다고 했을 때 그에 걸 맞는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그 성능을 100% 활용 할 수 있듯이, 3D프린터 산업에서도 좋은 3D컨텐츠가 많이 생겨나야 양질의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새로운 제품 아이디어 개발과 그 아이디어를 형상화 할 수 있는 3D모델링 인력을 양성해야 하는데, 정부 시책에서도 그 부분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3D프린터 산업은 주로 제품을 출시 하기 전, 금형을 제작하기에는 많은 자금이 들 때, 3D프린터로 시제품을 만들어 그 제품의 사용성과 시장성을 체크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 무궁무진한 3D 프린터 시장
하지만 앞으로는 성형수술, 치과, 간, 콩팥, 이식 등 일명 ‘바이오프린팅’ 같은 분야에도 쓰이는 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다. 더욱이 우리나라가 ‘바이오강국’이라는 점도 이 분야의 발전가능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3D프린팅은 소재의 발전에 따라 그 활용도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은 3D프린터가 차세대 제조업의 혁명이라 연설하지 않았나 싶다.
영국의 산업혁명이 ‘대량생산’으로 19세기의 산업을 이끌었다면, 3D프린터 시장은 정반대인 ‘소량생산’으로 21세기 산업을 이끌게 될 것이다. 누구나 쉽게, 편리하게 찾는 기성품이 보편화된 세상에서, 이제는 쉽지는 않지만 ‘나만의 것’을 찾는 세상으로 변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