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인터넷뉴스】김지헌 기자 = 만약 당신이 외딴 섬에 갇혀 하루 13시간씩 뙤약볕에서 소금을 생산해야 되고 급여는커녕 욕설과 폭행을 당한다면...
대한민국에서 실제로 일어난‘염전노예사건’이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고용, 인권을 무자비하게 유린한 사건이다. 이웃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서로 아는 섬 주민들이, 그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다. 영화는 그 이야기를 모티브로 시작된다.
한 인터넷 신문 여기자와 카메라맨 한 명이 염전 노예가 구출된 섬으로 취재를 떠난다, 그곳에서 장애인들에게 가해지는 폭언과 폭력, 강도 높은 노동을 카메라에 담는다. 점점 다가오는 위기감. 그들이 염전 주인의 인면수심을 세상에 고발하기로 한 당일, 의문의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여기자는 중태, 카메라맨은 사망, 염전 주인의 아내 사망, 인부 2명 사망, 1명 실종, 염전 주인과 그의 아들 실종. 관련자들이 모두 사라지면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과연 이들을 살해한 사람은....
이 영화는 일종의‘페이크 다큐’(실제상황인 것처럼 카메라 앵글처리)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영화의 전반부에는 취재 과정을 담고 있는데 카메라맨의 시점에서 촬영된 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페이크 다큐 촬영 기법은 관객으로 하여금 실제 상황처럼 인지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화면의 흔들림으로 관객에게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영화 <섬. 사라진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염전 노예들에 대한 고발성 영화일까? 예상과는 다르게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NO TOMORROW(내일은 없다)>이고 장르 구분 또한 ‘스릴러’이다. 염전 노예사건의 모티브를 차용했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을 그리는 엄연한 허구의 이야기다.
▲ 섬에 갇힌 장애인 상호 역, 배우 배성우씨
▲ 염전 주인의 아들 지훈 역, 배우 류준열씨
충무로의 다작 배우로 유명한 배성우씨의 열연이 돋보이고 조연이긴 하지만 ‘응답하라 1988'의 류준열씨도 출연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대해 평가한다면, 영화적 완성도는 그리 큰 점수를 주진 못하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의 무관심 속에 사라지던 사건이 회자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영화 개봉 후,‘염전노예사건’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이런 글귀가 올라간다.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큰 죄는 그들에 대한 미움이 아니다. 무관심이야말로 가장 큰 죄이다"
-버나드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