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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하주성 기자 = 살다가 보면 세상은 변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렇게 달라진 것을 또 낯설어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낯선 것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또 자연스럽게 그 안으로 녹아든다. 그것이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이고, 사람이 환경에 적응하는 이치이다. 이렇게 장황하게 말을 끌어내는 것은 조금은 낯선 이야기를 하고자 함이다.

 

▲ 요즈음은 어딜 가나 컴퓨터가 한 객실에 두 대씩 놀여있다
 

사람들은 모텔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남녀사이에 은밀하게 즐기러 드나드는 곳쯤으로 알고 있다. 한 마디로 이곳에서는 불륜이 일어나는 그러한 장소쯤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모텔이란 원래 여행자들의 숙소이다.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역원(驛院)>이라고 하여 공무를 보는 관리들이 묵어갈 수 있는 숙소가 있었다.

 

여인숙, 여관에서 모텔로

 

사실 모텔이란 조금은 고급스런 숙박업소가 나타난 것이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30여 년 전만해도 여행자들의 숙소는 여인숙이나 여관이란 이름을 붙여놓고 영업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여인숙은 장기로 숙박을 하는 사람들이 묵기도 하는 조금은 싸게 이용을 할 수 있는 곳이다.

 

1980년까지만 해도 지방으로 취재차 돌아다니다가 보면 여관이란 간판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여관 대신 모텔이라는 고급스런 실내장식을 한 곳이 여기저기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더욱 경치가 좋은 관광지 같은 곳에는 집단으로 서 있는 모텔촌이 생겨나기도 헸다.

 

요즈음은 또 다른 모텔들이 성업 중이라고 한다. 드나들 때 만나게 되는 주인이나 카운터조차 버거워, 아예 무인모텔이 생겨난 것이다. 거기다가 모텔 안에 컴퓨터 등은 기본이요, 풀장까지 갖춘 모텔이 생겨났다고 하니 변해도 너무 변했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모텔의 시설을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용을 하는 사람들도 각양각색

 

모텔은 참 다양한 사람들이 이용을 하고 있다. 모텔은 여행객들이 숙소로 이용하는 숙박업소이지만, 이곳을 숙박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드문 형태였다남녀가 은밀히 즐기는 곳으로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하기에 출장지에서 숙박을 하기위해 모텔을 찾으면, 웃돈을 요구하거나 아니며 일몰 후에 오라고 하면서 문전박대를 하기도 했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이 모텔이라는 것이 크리스마스 이브나 1231일 제야가 되면 아예 방을 잡기가 하늘에 별따기였다. 모텔 프런트에는 크리스마스 이브 예약 받습니다라고 써 붙여 놓을 정도이니 알만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세상에서는 크리스마스 베이비라는 용어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더니 몇 해 전 부터인가? 5월 셋째 주 성년의 날에도 모텔 잡기가 하늘에 별따기가 되어 버렸단다. 성년식을 마친 젊은이들이 모텔로 찾아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고려 광종 16년에 성년례가 발달되어, 어른이 되면 남자는 갓을 쓰고 여자는 쪽을 찌는 전통 관례의식을 통해 성인식을 치렀다.

 

1973년에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 6615)에 따라 420일을 성년의 날로 정했다가, 19849월부터 5월 셋째 주 월요일로 정해 국가, 단체, 대학교 등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성년이 되면 공법상으로 선거권을 취득하게 되고, 흡연과 음주 금지 등의 제한이 해제된다. 또한 사법상으로는 친권자의 동의 없이 혼인할 수 있는 등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자각시키기 위해서 정한 날이다.

 

이렇게 법으로 성인이 되었음을 선포하는 성년식 날에 젊은이들이 모텔로 찾아든다는 것이다. 각종 사회에서 받는 규약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유를 느끼고 싶은 젊은이들이, 이상한 방향으로 변질이 되어버린 것이다.

 

또 다른 변화, 30대 솔로들의 장소가 된 모텔

 

참 세상은 급변한다고 하더니, 요즈음은 변해도 너무 변한다. 1231일에도 모텔은 역시 남녀의 은밀한 장소였었다. 또한 사람들은 그렇게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요즈음 1231일에는 그렇게 은밀한 사람들이 찾아오지를 않는다고 한다. 30대 솔로들이 사전에 방을 예약하고 31일 저녁이 되면 먹을 것을 들고 찾아온다는 것이다.

 

지난 해 1231일 일부러 몇 곳을 돌아보면 확인을 해보았다. 행사장으로 향하기 위해 나갔다가 우연히 택시 안에서 들은 말이 있기 때문이다. 30대 솔로들이 모임의 장소로 모텔을 택했다니, 정말일까? 주변 모텔을 몇 곳 들려 물어보았다. 사실이다. 방마다 왁자하니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31일에 술집 등에서 모이면 시끄럽고 주변 사람들의 눈치가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펜션 등을 임대를 하려고 하면 그 비용이 만만찮다. 또 술이라도 한 잔하면 차로 이동을 할 수도 없다. 그런 걱정을 하나도 하지 않아도 될 곳이 바로 모텔이라는 것이다. 모텔은 택시로 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된다는 것. 먹을 것을 시켜놓고 주변 사람들의 눈총을 받지 않고 동료들과 마음대로 떠들고 즐길 수 있는 곳이 모텔로 바뀐 것이다.

 

비싼 임대료를 물지 않고, 평소보다 조금 더 올려주면 임대를 할 수 있는 곳. 이제는 남의 눈치를 보아가면서 모텔을 드나드는 것이 아니란다. 친구끼리 당당하게 손에 먹을 것 한 보따리를 들고 몰려든다고 한다. 또한 모텔은 쉬고 싶으면 쉬고, 씻고 싶으면 씻고 마음대로 이용을 할 수가 있다는 이점이 있단다. 그래서 모텔을 선호하게 되었다는 30대 솔로들. 세상 변해도 참 많이 변했다.(사진은 인터넷 검색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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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10-27 10: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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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견(총 1 개)
  • 아직도2015-10-27 14:00:42

    그래도 모텔은 아직 건전하지 않은 듯 합니다. 대낮에 남녀가 들락거리는 것을 보면. 그들이 과연 정상적인 관계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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