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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사적 제131호 합천 영암사지 - 이 거대한 절터 복원이 된다면 장관일 듯
  • 기사등록 2015-10-15 13: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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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하주성 기자 = 문화재 답사를 하다가보면, 옛 절터를 찾아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사지(寺址)’에는 절터만 있는 곳도 있지만, 많은 문화재가 함께 있는 곳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지를 들어가면 많게는 5 ~ 6점의 문화재를 함께 답사를 할 수가 있으니, 답사를 하는 나로서는 정말로 횡재를 한 셈이 된다.

 

▲ 경남 합천 영암사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다
 

경남 합천군 가회면 둔내리에 소재한 사적 제131호인 영암사지. 황매산의 남쪽 기슭에 있는 신라 때의 절터이다. 처음 지어진 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여러 정황으로 보아 신라시대에 처음으로 지어진 절로 보인다. 고려 현종 5년인 1014년에는 적연선사가 이곳에서 83세에 입적했다는 기록이 있어, 그 이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신라시대에 세워진 고찰 터

 

합천 영암사지. 비가 아침부터 줄기차게 쏟아진다. 멀쩡하던 날씨가 나만 움직이면 비가 온다. 그래서인가 요즘 별명이 비를 몰고 다니는 사나이로 바뀌어 버렸다. 이런 별명이 봄철 종사철이면 반가울 탠대 농작묵을 추수하는 가을에는 농사를 짓는 분들에게 정말로 죄송한 별명이다. 영암사지에 도착해서도 비는 멈추지를 않는다.

 

 

 

처음 영암사지를 보고 내가 한 행동은 탄성이었다. 이런 곳에 어떻게 이렇게 대규모 사찰을 이룩할 수 있었을까? 그 당시는 교통도 좋지 않아, 많은 석재를 운반하기도 힘들었을 텐데. 정말로 대단한 절터였다. 지금은 복원을 많이 해 놓아 정비가 되어있긴 하지만, 아직도 한편에는 미쳐 정비를 하지 못한 듯하다.

 

저 곳까지 마저 복원을 마친다면, 얼마나 웅장한 절이었을까를 생각하게 만든다. 영암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홍각선사비의 조각 중에도, ‘영암사라는 절의 이름이 보인다. 홍각선사비가 886년에 세워졌다는 점을 보면, 영암사의 연대를 짐작할 수 있다. 886년은 신라 정강왕 원년이다.

그런 점으로 보면 아마도 신라 헌강왕 이전에 지은 절이란 생각이다.

 

 

 

밀교의 절이었을 가능성이 있는 영암사지

 

황매산의 절경인 암벽을 뒤로하고 있는 영암사지는 모두 세 단으로 나뉘어져 있다. 높은 돌로 쌓은 축대는 성벽을 방불케 한다. 발굴을 통해 조사해본 결과로는 불상을 모셨던 금당과, 더 위쪽에 자리한 서금당. 회랑터와 기타 건물터 등이 확인이 되어 당시 절의 규모를 알 수 있다. 조사된 바로는 금당은 세 차례에 걸쳐 다시 지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삼층석탑이 있는 곳에서 축대 밑으로도 넓은 절터가 조성이 되어있으며, 삼층석탑 부분, 그리고 석등이 있는 곳의 금당터와, 양편에 귀부가 남아있는 곳으로 구분이 된다. 절터에는 통일신라시대에 만든 보물 제353호인 쌍사자석등과, 보물인 삼층석탑, 귀부 등 당시의 건물 받침돌과

각종 기와조각 들이 남아있다.

 

 

 

이곳 영암사지의 건물터는 일반 사찰 건물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다. 금당이 있는 상단 축대의 중앙 돌출부 좌우에 계단이 있는 점과, 금당지 연석에 얼굴모양이 조각되어 있다는 점, 후면을 제외한 삼면에 동물상을 돋을새김한 점이다. 이런 조형의 특이함과 입지 조건, 서남쪽 건물의 구획 안에서 많은 재가 나오는 점으로 보아, 신라 말에 성행한 밀교의 수법으로 세워진 절로 보인다.

 

금당지를 돌아보다가 그 자리에 주저앉다.

 

금당터, 석등을 본 후 금당터로 오른다. 중앙을 분리 시켜 양편으로 오를 수 있도록 계단을 놓았다. 계단의 남은 석물로 보아, 화려한 조각이 되어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남은 삼면으로도 층계를 놓았다. 위로 오르니 주춧돌과 함께, 본존불을 모셨을 듯한 자리가 있다. 그 한쪽 편을 보고 놀라

움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 낮은 석축 표면에 정교한 조각들이 새겨져 있다. 아마도 그 남은 부분에도 이런 비천인인 듯한 조각이 새겨져 있었을 것이다. 비가 오는데도 다리에 힘이 풀린다. 영암사지의 옛 모습은 어떠했을까? 눈을 감고 옛 모습을 그려내 본다. 장엄한 영암사의 모습이 그려진다. 황매산을 뒤로하고,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는 가람이.

 

아마도 이런 사지는 본 적이 없는 듯하다. 그 자리에서 한참이나 머물러 있었던 것만 같다. 영암사지, 그 장엄한 절이 언제 소실이 되어버린 것일까? 아마도 두고두고 생각이 날 것만 같은 곳이다.

금요일에 발행하던 (주말여행)을 이번 주만 하루 당겨 발행합니다. 내일부터 독산성 문화재 기사가 넘칠 것 같아 사전에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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