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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하주성 기자 = 글을 쓴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벌써 30년 세월 현장을 다니면서 답사를 하고, 취재도 겸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글을 썼다. 평균 한 달이면 내가 쓰는 기사가 60편정도. 거의 하루에 두 편 정도씩을 365일 쉬지 않고 썼다는 뜻이다. 이제는 그만두고도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나는 현장에서 살아야하는 팔자이기 때문인 듯하다.

 

▲취재와 답사를 하면서 망가진 카메라들. 이갓의 두 배나 되는 양이다
 

3일간 연휴에 이것저것 집안에 있는 자료들을 정리하다가보니, 그동안 잊고 있었던 가방 하나가 구석에서 나왔다. 이런 가방이 있었구나 싶어 열어보니, 그 안에 한 가득 들어있는 것들이 모두 망가지고 깨진 카메라들이다. 30년간 현장을 다니면서 넘어지고 미끄러지면서 망가진 것들이다.

 

답사나 현장 취재라는 것은 늘 위험하다. 때로는 길도 없는 숲을 헤매야 할 때도 있고, 눈이 쌓인 산길을 걸어야 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비가 퍼붓는 길을 우산도 없이 카메라가 젖을까봐 옷으로 감싸고 덜덜거리고 걸을 때도 부지기수이다. 그런 현장을 30년 가까이 돌아다녔으니, 이젠 쉬고 싶기도 할 텐데 아직도 난 현장에 남아있다.

 

형님 언제쯤 그 취재를 하지 않고 푹 쉬시려우?”

글쎄, 아직 몇 년은 더 뛰어야지

이제 몸 생각도 하실 때가 되었는데 너무 무리하진 마시우.”

고맙네.”

 

가까이 지내는 아우가 하는 말이다.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서 하루에 몇 시간을 컴퓨터에 붙어 있어야 하고, 어디에 일이 있다고 하면 현장으로 달려가야 하는 일과.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 또 이런저런 것들을 정리해야 하니 맘 편히 쉴 틈이 없다.

 

부서진 카메라들을 들여다보다가, ‘참 그동안 많이도 돌아다녔네.’라는 생각이 든다. “기자가 현장에 있지 않으면 어떻게 기사를 쓸 수 있나요. 본인이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 기사를 쓴다니 참 우습네요.” 예전에 선배 한 분이 한 말이다. 당연히 어딘가를 찾아보고, 누군가를 만나보고 눈으로 확인한 후 기사를 써야 한다는 말이다.

 

이제 그 현장에서 망가져버린 많은 카메라들. 일부러 무게를 줄이기 위해 소형 카메라를 들고 다였지만, 부서지고 깨지는 것이야 어쩔 수가 없다. 내가 다치더라도 카메라는 지켜야 하기 때문에 무릎이며 팔, 다리가 성한 곳이 없지만, 그래도 열심히 했기에 후회는 없다. 오늘 이 부서진 카메라를 보면서 지나간 시간을 다시 한 번 기억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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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10-11 16: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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