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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하주성 기자 = 단기 4289년에 출간이 된 책 한국풍속지(韓國風俗誌). 195626일에 인쇄를 하고, 29일에 발행을 한 책이다. ‘서울 동인문화사에서 출간을 한 이 책은 저자가 <김해순>으로 되어있다.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출간이 된 책인데, 이 책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 1956년에 발간 된 <한국풍속지>
 

벌써 한 10여년이 지났나 보다. 헌 책방을 뒤지며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 책이다. 당시도 앞장이 떨어져 한 귀퉁이에 먼지를 쓰고 놓여있던 책에 눈이 갔다. 내용을 잠시 들추어보니 문화재와 민속을 연구하는 나로서는 상당히 흥미로운 책임에 틀림이 없다. 아마도 당시에 1,000원을 주고 산 이 책은, 내 생각으로는 그 가치가 나에게는 1,000만원은 넘을 듯하다.

 

옛 풍습을 총 망라한 책

 

책은 모두 5편으로 구분된다. 1. 음양간지편, 2. 옛나라풍속편, 3. 세시풍속, 4. 일반습속편, 5. 민요속담 수수께끼편이다. 이 작은 책 안에 우리나라에 전해지는 풍속에 대한 모든 것이 총 망라가 되어있다. 물론 우리나라에는 많은 세시풍속을 다룬 책들이 예부터 전해내려 왔다. 그리고 그 이전에도 세시풍속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이루어져 있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당시 그런 책을 보기에는 쉽지가 않았을 텐데, 이 한국풍속지 한 권으로 인해 우리 민속에 관해 상당히 알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음양간지편에는 십간십이지와 절기 등을 소개하고 있으며, 옛나라 풍속편에서는 원시신앙을 비롯해 단군시대부터 조선조까지의 풍속을 소개하고 있다.

 

세시풍속은 1월서부터 12월까지의 풍속을 말한다. 그리고 제 4편인 일반습속편에서는 관혼상제와 장례, 성씨와 계촌, 기생과 춤 등 다양한 풍속을 소개하고 있다. 5편 민요속담 편에서는 시집살이, 각시방, 잠아잠아 오지마라 등 다양한 소리를 소개하고 있다. 모두 265쪽의 이 책에는 딴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내용들이 소개되어 있다.

 

▲ 다 떨어진 책은 손만 대도 부스러진다

 

▲ 책 안에는 우리나라의 풍속이 모두 실려있다

 

다시 손에 든 한국풍속지

 

한 때 어렵게 운영하던 전통문화신문사의 문을 닫으면서, 그 안에 책이며 집기 등을 모두 버리다시피 했다. 그런 것을 수원에 사는 아우가 돈을 지불하고 모두 찾아왔다는 것이다. ,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우지만, 이럴 때는 무엇이라고 표현할 말이 없다. 그저 늘 미안할 뿐이다. 자신의 집 한편에 그 책을 모두 찾아다가 서재를 꾸며 놓았다.

 

언제라도 그곳에서 마음대로 책을 보고 글을 쓰라는 것이다. 2천여 권이 넘는 책은 거의 모두가 우리문화에 관한 전문 서적들이라, 나에게는 꽤 중요해도 남에게는 그리 중요한 것이 되지는 않을 듯하다. 지난 일요일(4) 서재에 있던 그 책들을 정리하다가 봉투 안에 들어있는 한국풍속지를 만난 것이다. 책이 워낙 낡아 잘 간수를 하였는데, 벌써 15년 가까운 세월을 그대로 봉투 속에 들어있었다.

 

손으로 만지기만 해도 부스러지는 책이다. 조심스럽게 책을 넘겨 속을 본다. 민요에 우지마소라는 소리가 보인다(214)

 

마소마소 우지마소 정든 임과 작별할 때 오죽이나 서러우랴

마소마소 우지마소 명년 봄 춘삼월에 행화도화 만발할 때

정든 임 오시걸랑 일촌간장 녹여가며 시집살이 살던 말과

독수공방 애달픔을 서리서리 풀어 노소

 

아마도 시집살이 소리와 연관이 되는 소리인 듯하다. 이런 귀한 소리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정가가 당시에 500환인 책이다. 서문에서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 발간당시 정가가 500환이다
 

우리나라의 풍속은 너무나 흩어져 있다. 우리나라의 풍물이 어느 것 하나가 의의 없는 것이 없건마는 모두 흩어져 있어 그 유래조차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많겠지마는 첫째로 이러한 것을 연구하는 인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연구하기는커녕 관심도 두지 않은 인사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풍물은 좋으면서 이것이 풍물다운 가치를 상실하도록 되어있었다(하략).

 

우리문화, 우리민속, 우리풍속, 우리문화재. 참 안타까운 단어들이다. 언제나 모두가 이런 것에 관심을 두고 우리로의 정체성을 찾아갈 수가 있으려는지. 다 떨어지고 부수어져가고 있는 이 책 한권이 나에게 주는 의미가 남다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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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10-05 11: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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