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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시장 이야기(6) - 장날 재미는 흥정 - 말만 잘하면 달라는 대로 준다는 오산장
  • 기사등록 2015-08-13 14: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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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기획취재팀 = 13, 오산 5일장 날이다. 아침 출근길에 보니 이른 시간인데도 판을 벌이고 있다. 10시 경에 오색시장 인근에 서는 오산장으로 나갔다. 말복(12)이 지나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분다고 생각을 한 것이 오산이었나 보다. 바깥 날씨는 그야말로 찜통이다.

 

▲ 13일 찾아간 오산장
 

거기다가 몰려든 사람들이며 장거리에서 음식을 장만하느라 올린 불 등으로 인해, 안으로 들어가면서부터 숨이 턱턱 막힌다. 그래도 5일장 취재를 나왔으니 무엇인가 이야기꺼리 하나는 들고 가야 하지 않을까? 김치를 쌓아놓고 많은 반찬을 팔고 있는 남자분이 손님들과 흥정을 하고 있다.

 

어디서 오셨어요?”

안산에서 왔어요.”

장은 몇 곳이나 다니세요?”

안산은 가게가 있어서 가게에서 팔고요. 이곳 오산장만 와요. 반찬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여기저기 다닐 수가 없어요.”

“5일장에 오시는 분들은 다 자리가 있나요?”

그럼요, 항상 정해진 자리가 있죠.”

 

고맙다고 인사를 한 후 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잔치국수며 칼국수, 열무국수 등을 파는 난전이 있다. 이야기를 하고 싶어 그곳으로 들어가 잔치국수 한 그릇을 시켰다. 주문을 해놓고도 이 더운 날 차라리 열무국수를 한 그릇 달랠 것을 하고 후회를 한다.

 

▲ 안산에서 오셨다는 분은 안산과 오산만 다닌다고 한다
 

5일장도 인구가 많아야 해요.

 

이 국수집 사장님은 오산장과 용인 김량장만 다닌다고 한다. 어디가 손님이 많으냐고 물으니, 장도 역시 인구가 많아야 손님이 많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인구가 많아야 그만큼 장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많으니 말이다. 땀을 흘려가며 잔치국수 한 그릇을 비우고 더 안으로 들어가면서 장 구경을 빠져본다.

 

5일장은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고 한다. 기존의 오색시장에서 만나는 물건들보다 종류도 몇 배나 많다. 그 중에는 멀리 충북 진천에서 올라왔다는 상인도 있다. 지금이야 차가 있지만 예전에는 보따리와 등짐을 지고 그 먼 길을 어떻게 다녔을까? 더구나 이런 무더위에 먼 길을 걸었을 것을 생각하니 절로 숨이 막힐 정도이다.

 

“5일장 다니신 지가 얼마나 되셨어요?”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5일장 많이 다니셨어요?”

멀리 갈 때는 경상도까지 다니고는 했어요. 요새는 여주장과 용인장, 그리고 이곳 오산장만 다녀요

장마다 다 다르죠?”

다 다르죠. 오산장은 잡화장이라고 보시면 돼요. 여긴 그야말로 모든 품목이 다 들어오니까요.”

 

▲ 대화를 하려고 잔치국수 한 그릇을 시켰다. 한 그릇에 3000원이다.
 

장날 재미는 흥정에 있다는데!

 

장은 역시 구경거리가 많아서 좋다.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다니다가 약초를 팔고 있는 난장을 만났다. 상황버섯 몇 덩이가 눈에 띤다. 상황버섯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다만 가격이 워낙 고가이다 보니 가격을 물어보는 것조차 버겁기도 하다.

 

이 상황버섯 얼마나 해요?”

그것 정말 목숨 내놓고 따온 것입니다. 요즈음은 상황버섯도 귀해요

, 알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그만한 것 한 덩이면 100만원은 받았는데, 지금은 워낙 불경기라 그 정도 되는 것 하나에 40만원 받아요. 이야기만 잘하면 거기서 10만원은 빼 드리고요.”

 

5일장에 가면 항상 듣는 말이 있다. 말만 잘하면 그냥 준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흥정을 해보자는 표현을 이렇게 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정도라면 이 분은 장을 꽤나 오래 돌아다닌 분이다. 자칫 잘못 했다가는 본전도 찾지 못한다. 그것이 바로 장바닥의 흥정이다.

 

▲ 자연산 상황버섯. 흥정을 해보자고 한다

 

몇 년 전인가, 여주 5일장 책을 쓰면서 매번 장을 나갔다. 장에서 듣는 많은 이야기들은 우리가 흔히 접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그래서 장이 설 때마다 찾아가곤 했다. 그 때 5일장에서 어르신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장에서 물건을 파는 장사꾼이 흥정을 하자고 하면 무조건 절반을 잘라라.”라고 말이다. 물론 정해진 가격표를 붙인 상품들은 덤도 주면서 인심을 쓴다. 하지만 정가표가 붙지 않은 것들은 부르는 게 값이라는 것이

.

 

벌써 다섯 번째 나간 오산장이다.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가 크다. 5일장은 역시 이야기꺼리도 구경꺼리도 많은 곳이다. 더위가 좀 가시면 하루 정도 5일장을 기웃거리며 지내봐야겠다. 장은 역시 장바닥을 기웃거리며 흥정을 하는 재미로 찾아가는 것이 재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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