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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김지헌 기자 

 

                                    너무 아픈 사랑.

 

                                                                           - 류 근 -

  

    

동백장 모텔에서 나와 뼈다귀 해장국집에서

소주잔에 낀 기름때 경건히 닦고 있는 내게

여자가 결심한 듯 말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

라는 말 알아요? 그 유행가 가사

이제 믿기로 했어요.

 

믿는 자에게 기쁨이 있고 천국이 있을 테지만

여자여, 너무 아픈 사랑도 세상에는 없고

사랑이 아닌 사랑도 세상에는 없는 것

다만 사랑만이 제 힘으로 사랑을 살아내는 것이어서

사랑에 어찌 앞뒤로 집을 지을 세간이 있겠느냐

 

택시비 받아 집에 오면서

결별의 은유로 유행가 가사나 단속 스티커처럼 붙여오면서

차창에 기대 나는 느릿느릿 혼자 중얼거렸다

그 유행가 가사,

먼 전생에 내가 쓴 유서였다는 걸 너는 모른다.

 

 

* 시인 류 근. 

 

독자들도 눈치를 챘겠지만 김광석의 유명한 곡,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작사한 류 근 시인이다. 이 시인 또한 지독한 애주가로 소문이 자자하다.

 

류 근은 군 복무시절 사귀던 여자를 선배에게 빼앗긴 경험이 있다고 한다. 전방 GOP근무를 하면서 아침이면 매일 오늘은 죽어야지결심했다가 저녁노을이 밀려오면 하루만 더 살아보자마음 고쳐먹기를 몇 달이나 거듭할 만큼 류 시인에게는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이 노래에는 당시 쓰라린 실패의 기억이 고스란히 배어있고, ‘먼 전생에그가 쓴 유서로 남았다. 류 근은 김광석보다 두 살 아래로 1966년 경상북도 문경에서 태어나 충청북도 충주에서 자랐다.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나 이후 한 편의 작품도 발표하지 않았다.

 

등단 18년 만에 첫 시집<상처적 체질>을 발표했다. 그는 이제 너무 아픈 사랑도 세상에는 없고, 사랑이 아닌 사랑도 세상에는 없는 것을 알 정도로 걸쭉해졌지만 사랑만이 제 힘으로 사랑을 살아내는 것임을 터득할 만큼 성숙해졌다.

 

그는 현재 '페이스북 프린스'라는 별명을 얻고 있으며 그간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들을 모아 2년 전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란 산문집도 냈다.

 

현재는 KBS 역사 저널 그 날에 고정출연하고 있으며 화려한 입담과 깊은 통찰력으로 역사를 짚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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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1-23 12: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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