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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조차 협의 해야 받을 수 있어!! -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불편한 이야기
  • 기사등록 2014-09-01 17:4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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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김도연 기자 = “나이 열아홉이 되었을 때 ‘망막 색소변소 증’이라는 희귀한 질병이 저에게 찾아왔습니다. 현대의학으로 녹내장과 백내장 같은 안구 질환은 고칠 수 있으나 이 병은 실명으로 이어져 20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시각장애인의 삶을 살아오고 있습니다.”

 

 

8월 29일 오후 시내의 모 빌딩에서 시각장애인 한 분을 만나서 들은 이야기다. 최근 오산시 관내 시각장애인 ‘바우처 사업소’에서 발생한 퇴직금 미지급 문제를 듣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A씨(45세, 여성)는 “당연히 주어야 할 시각장애인의 퇴직금은 아직도 협상을 통해 받아야 할 만큼 거론조차 되지 못하는 문제다.

 

많은 시각장애인이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또 시각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주도 퇴직금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조차 못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시각장애인의 삶이 힘들다는 것을 직접 설명해 주었다.

 

A씨는 지난 2011년부터 정부가 시작한 ‘바우처 사업소’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오산에서는 2012년 11월 2일 시각장애인을 위한 바우처 사업이 정식으로 시작됐다. 노인과 장애우에게 전문 안마서비스를 제공하고, 취약계층의 건강 증진과 함께 안마사들에게는 안정적인 취업기회를 제공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바우처사업은 사회적 사업으로 시작됐지만 아직 완전한 정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안마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기초보건에 필요한 거의 모든 공부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자격증을 취득해도 갈 곳은 별로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A씨도 어렵게 안마사자격증을 취득해 사회생활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갈 곳이 없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안마시술원 같은 곳에도 나갔다고 한다. 말이 안마시술원이지 우리나라에서 안마시술원은 거의 공인된 성매매업소나 다름없기에 고생이 많았다고 설명을 했다.

 

술에 취한 남성들이 성매매 여성과 안마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치근대는 설움에 안마시술원에 오래 근무할 수가 없었다는 A씨는 정부에서 시작한 시각장애인 바우처사업이 아주 고마웠었다고 말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면서 매일 정해진 인원수에 따라 안마시술을 나갔던 A씨는 지난 3년간 월평균 120여만 원의 급여를 받을 수가 있었다. 자신이 안마한 만큼 급여를 받는 일이기에 생활을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해왔던 A씨는 최근 동료 직장인이 퇴직하면서 퇴직금 문제가 불거지자 자신이 앞장서서 “당연히 받는 것이 퇴직금”이라며 사업주에게 퇴직금을 요구했으나 황당한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다.

 

사업주가 “안마사가 무슨 퇴직금이냐, 지금까지 그런 것 없었다.”는 반응을 보이자 A씨는 “퇴직금은 법적으로 보장받는 당연한 권리다. 당연히 노동을 제공한 종사자가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며 동료를 도왔다. 그러나 A 씨에게 돌아온 것은 동반퇴직이었다.

 

안마사가 퇴직금을 주장했기에 미운털이 박혀 퇴직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사업주는 “지난 2012년, 13년분은 없었던 것으로 하고 14년 것만 퇴직금을 정산하자”고 해 결국 시청에서 협의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퇴직금은 다 받을 수 있었지만 돌아갈 직장은 사라졌다. “법적으로 당연히 받아야 할 퇴직금조차 협의의 대상이 될 만큼 안마사들의 삶은 고달프고 서럽다”는 A씨는 “다른 바우처 사업소에서 근무하는 장애우들도 우리와 비슷한 처지다. 앞으로 그들도 퇴직할 때 퇴직금이 협의의 대상이 아니고 당연한 권리가 될 수 있도록 되었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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