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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이미숙 기자 = 우리가 어디 남이가? 과거 어느 정부 땐가 많이 들어 본 말일게다. 남 같지 않다고 강조하며 친구나 친족관계의 끈적임을 과시하기도 한다.

 

▲ 이미숙 기자
한 달쯤 됐는데 오산에 와서 많은 친구가 생겼다.

 

최근 인연이 되는 사람들과 명함을 주고 받으니, 평소 조용한 미디어 이용을 선호하던 기자의 SNS(페이스북·카카오톡)에 줄줄이 친구로  등록돼 올라 온다.

 

그들은 정치 일정을 소화하느라 행사에 참여하고 찍은 사진과 동영상 등 친구의 소식을 전하느라 주말까지 울려대는 카카오톡과 앞다투는 페이스북에 정신이 없다.

 

감각시인 유안진은 친구와 편안하고 설레는 만남을 ‘지란지교(

芝蘭之交)’로 읊었다.

 

지란지교는 ‘난초같이 향기로운 사귐’이라는 뜻으로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라고 시인은 노래한다.

 

아마도 시인은 고된 하루를 끝내고 쉼터로 돌아와 하루를 정리하는 일상속에서 친구를 생각했었으리라.

 

SNS를 울려대던 정치 친구들은 어떠했나!

 

그들의 어깨를 내어주고 기대도 된다고 말하는 이 보다는 행사소식과 정치이슈의 홍보 난립에 씁쓸하다.

 

6월4일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자들이 움직이는 행동반경과 기자회견 등 스케쥴은 취재 일정에 정기적인 할애가 필요할 만큼 분주하게 한다.

 

이 친구(?)들은 여기서 마저도 친구임을 망각한 행동으로 일관한다.

 

나보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고 어린시절부터 배워 온 ‘우정’의 본질은 어디가고 자신이 강조하고자 하는 점만 부각시키는 외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친구가 듣던 안 듣던 개의치 않고 그들만의 잔치에 빠져 있다.

 

또 그들의 문제는 사용하는 용어를 다르게 하고 있을 뿐 각 후보의 변별력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유사한 내용으로 출마의 변을 밝힌다는데 있다.

 

후보들의 기자회견 내용은 이렇다.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발전, 서울대병원유치, 관광도시, 세교지구택지개발, 재정확립, 교통난해소..

 

예비후보들은 오산시가 직면한 상황에 약속이나 한 듯 대동소이하게 문제를 제기한다.

 

어느 후보가 어떤 이슈를 부각시키고자 하는 뜻인지 구분이 어렵다.

 

한 마디로 너무 많다. 사람의 기억 용량은 한계가 있는 법.

 

너무나 많은 내용을 받다보니 핵심이 빠져 놓치기 쉬우니 정확하게 기억할 내용만 말해 줬으면 좋겠다.

 

공교롭게도 SNS 프로그래머는 전화번호만 등록하면 이들은 어느새 남이 아닌 친구가 되도록 만들어 놨다.

 

친구란 김치 냄새를 난초향기로 바꿀만큼 깊고 오랜 세월의 무게를 싣고 있는 존재다.

 

일시적 목적으로 교신을 바삐하는 친구들이 될까 걱정이다.

 

‘친구’라는 의미가 퇴색하지 않도록 이용하고 버려지는 일이 없어야겠다.

 

지란지교를 꿈꾸는 친구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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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3-10 11: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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