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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하반기 대한민국은 두 가지의 커다란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았다. 하나는 휴대폰의 진화를 선도한 스마트폰인 아이폰의 출현이고, 또 다른 하나는 영화의 진화를 선도한 3D 영화 아바타의 출현이었다.

 

쉽게 말해 2009년 당신이 아이폰으로 통화하며 입체 안경을 쓰고 ‘아바타’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면 새로운 패러다임의 역사적인 순간을 경험하고 있던 셈이다.

 

아이폰과 아바타라는 창조적인 작품이 있기까지는 두 사람의 창조적인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스티브 잡스와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천재들이다.

 

이 두 사람은 공통된 부분이 많다. 우선 괴짜에다 완벽주의적인 성격으로 제멋대로처럼 보여서 주위 사람들과 잘 소통하지 못한다. 하지만 일반인이 보기에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에 기꺼이 도전해 엄청난 에너지와 집중력으로 놀라운 성공을 일궈냈다.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잠재된 욕구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어 세계 소비자들을 열광하게 하는 능력이 있다. 그들의 성공은 이미 언론을 통해 귀가 따갑도록 들은 바, 특히 스티브 잡스의 경우는 두 말하면 입 아프다. 해서 ‘영화계의 스티브 잡스’라 할 수 있는 제임스 카메론에 주목하고자 한다.

 

특히 영화를 제작하며 그가 일으킨 성공의 결과보다는 인물에 집중해 그가 성공한 원인에 주목하려 한다. 오늘 <제임스 카메론 더 퓨처리스트The Futurist>(21세기북스)를 읽었다.

 

주류 영화의 판도를 바꾼 영화, 아바타 먼저 아바타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흥행의 귀재 제임스 카메론이 만든 3D 영화 ‘아바타’는 전 세계 흥행수입이 약 27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을 불러 모은 감독 중 한명이 되었다.

 

‘아바타’는 국내에서도 외국영화로는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석 달 남짓한 기간 동안 총 1,330만 명을 동원하며 국내 최다 관객 기록을 경신했다.

 

 

제임스 카메론은 아바타를 비롯 타이타닉, 터미네이터, 에이리언 2 등 7편의 영화를 제작했는데, 이 영화들로 세계 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은 무려 57억 5,000만 달러에 달한다.

 

영화 아바타는 3D로 제작되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신선한 사용자 경험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관객(소비자)이 갖고 있던 잠재적인 욕구를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욕구의 발현은 거대한 변화를 일으켰다.

 

스마트폰이 휴대폰 시장에 변화를 일으킨 것처럼 단 한 편의 영화는 영화나 TV를 2D로 보느냐 3D로 보느냐 세대를 나누는 기준이 되게 한 것이다.

 

이렇듯 놀라운 영화 아바타는 어느 날 세상에 툭 던져진 우연한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제임스 카메론이 평생에 걸쳐 갈고 닦은 기술적, 예술적 성취가 합쳐진 결과다. 그가 가진 능력과 기술력에 대한 증명은 ‘아바타’로 충분하다.

 

그밖에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독자로서 나는 다른 사람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을 해내는 제임스 카메론에게서 배운 점들이 꽤 있었다.

 

상상하라, 그러면 현실이 된다!

 

카메론은 말 그대로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다. 그 역시 자신의 성공 비결로 가장 먼저 손을 꼽은 것도 멈추지 않는 호기심으로 비롯된 상상력이었다.

 

세계적인 인물들의 온라인 강연장인 TED에서 그는 어릴 적부터 SF소설을 읽으며 우주와 심해에 대해 호기심을 키웠다며 이렇게 말했다. “호기심은 상상을 낳고 상상은 현실을 낳는다.” 영화 <타이타닉>을 찍기 위해 심해에서 원격 촬영 로봇을 조종하던 카메론은 몸은 떨어져 있지만, 영혼은 인간의 조종을 받는 로봇의 입장을 생각하고는 ‘아바타’를 생각해 냈다. 그렇게 시작된 상상력이 우주에 대한 상상력과 결합하여 영화 <아바타>를 만들게 했다.

 

 

실패를 두려워말고 도전하라!

 

제임스 카메론에게 영화는 언제나 ‘새로운 도전’이었다. “불가능해 보이거나 도저히 해쳐 나갈 수 없이 보이는 어려운 일일수록 흥미를 느낀다”고 말했던 제임스 카메론, 그의 이러한 도전정신은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완벽을 추구하는 열정과 정성으로 완성된다.

 

그는 관객들이 인터넷과 가상현실, 롤플레잉 게임과 증강현실 등에 익숙한 디지털 시대의 관객들이 영화 속에서도 디지털적인 판타지를 꿈꿀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아바타>에서 관객들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가상의 세계, 디지털 세대의 ‘꿈’ 그 자체를 보고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도전했다.

 

그 결과 우리가 익히 아는 바와 같이 <아바타>는 아날로그 시대에 머물렀던 영화를 디지털 시대로 나아가게 했고, 2D의 벽을 깨고 3D의 신천지로 관객을 안내할 수 있었다.

 

군림하지 말고, 소통하라!

 

제임스 카메론이 30년 가까이 최고의 흥행감독인 이유에는 스스로 SF 액션이나 어드벤처 장르영화 감독의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서다.

 

그는 완벽을 추구하기 위해 집착하는 이유 역시 “8달러가 넘는 돈을 내고 어두운 공간에 들어와 앉아 있는 관객에 대한 의무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한 바 있다.

 

그는 매 번 영화를 제작할 때마다 첨단 기술과 기법을 동원해 영화를 만들지만 스토리는 거창한 이야기를 무리하게 만드는 것보다 가장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을 택한다. <아바타> 역시 첨단의 테크놀로지와 고전적인 서사의 융합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이처럼 관객과의 소통을 중요시한 제임스 카메론이지만, 스태프들과는 그렇지 못했다. 자신의 열정과 노력만큼 따라오지 못하는 스태프들을 닦달하고 쥐어짜내는 폭군에 지나지 않았다(그런 점에서는 스티브 잡스와 매우 흡사하다).

 

카메론은 배우의 연기나 카메라의 훔직임 혹은 조명이나 사운드 가운데 한 가지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스무 번도 넘게 같은 장면을 찍으며 스태프들을 지지게 하는 감독이었다.

 

하지만 그는 <타이타닉>을 제작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심해 탐사작업을 오랫동안 하면서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스태프들에게 폭군으로 군림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 후 바라본 스태프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행성과 생명체를 만들겠다고 모인 사람들, 아무도 써보지 않은 기술로 전례가 없는 실험을 같이하는 실험자의 모임이었던 것이다.

 

 

“호기심은 여러분의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상상력은 현실을 만들어낼 수 있는 힘입니다. 그리고 팀원들의 존경은 이 세상의 그 어떤 칭송보다도 중요한 것입니다.“

- 제임스 카메론, 2010년 TED 강연 중에서

 

1998년 영화 타이타닉으로 아카데미상 시상식 때 14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고, 감독상, 편집상, 작품상을 비롯해 11개 부문에서 수상을 했던 제임스 카메론은 결국 그날 밤 수상 소감을 말하기 위해 세 번이나 연단에 올라야 했다.

 

“나는 세상의 왕이다!I am king of the world”라고 말해 우리의 뇌리에 각인시켰던 수상소감은 두 번째. 환희에 넘쳐 했던 행동 치고는 자못 거만했다. 하지만 그가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은 작품상을 받았던 세 번째 소감이었다. 그는 ‘오늘 이 순간의 소중함’을 이야기했다.

 

“<타이타닉>의 메시지는 물론, 그토록 거대한 배가 가라앉았듯이, 그처럼 생각할 수 없던 일이 일어났듯이,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소유한 것은 오로지 오늘뿐입니다. 삶은 소중합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에게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심장 박동에 귀를 기울여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니까요.”

 

2000년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버라에서 열린 지구의 날 행사에 제임스 카메론이 등장했다. ‘종말의 시나리오’를 즐겨 쓰는 그의 등장은 이례적이었다. 하지만 이유는 따로 있었다.

 

“우선 저는 우리 모두가 죽을 운명이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네요. 하지만 긍정적으로 보면,임박한 파멸은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우리의 머리와 기술로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분명 이것을 되돌려놓을 수 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이 지금껏 다룬 영화들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내다보기보다 현재 우리가 지니고 있는 열망과 두려움을 보여주는 역할을 했다.

 

그래서 결국은 우리로 하여금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상상하게 한다. ‘우리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의 손에 달려있다’는 카메론의 메시지는 그가 만든 모든 영화의 키워드인 셈이다.< 해운대인터넷뉴스 문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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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8-10 08:5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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