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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만학도 227명 초등학력인정 졸업식 - “칠십평생 처음 갔던 소풍 잊을 수 없었습니다”
  • 기사등록 2014-02-21 00: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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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이미숙 기자= 평생 배움에 목말라 하던 실버 만학도들이 그토록 바라던 감격의 빛나는 졸업장을 손에 쥐었다.

 

경기도교육청은 220일 경기도교육복지종합센터에서 평균 68세 만학도 227명에게 초등학력인정 졸업장 수여식을 가졌다.

 

▲ 실버 만학도 졸업생들이 초등학력인정 졸업장을 받고 있다.

 

졸업시즌이 그렇듯 학사 가운을 입기에 다소 쌀쌀한 기온이 느껴지는 이날 수원제일평생학교 등 16개 기관 합동 졸업식이 진행됐다.

 

또 부대행사로 학습자 시화작품전시전과 졸업생들로 구성된 포토존도 따로 마련됐다.

 

▲ 졸업장을 받은 실버 만학도들이 활짝 웃으며 서로에게 축하를 전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사회·경제적 이유로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채 회한의 세월을 보낸 70~80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초등학력인정 및 문자해득교육 프로그램 이수자에게 졸업장을 수여하고 배움의 날개를 달아 준다는 취지로 2013년에 이어 두번째 행사를 마련했다.

 

▲ 만학도 졸업생들은 여느 10대 졸업식과 마찬가지로 마냥 즐겁기만 하다.

 

나는 졸업장을 타신 분들께~동신초등학교 어린이합창단이 부르는 졸업식 노래가 흘러 나오자 여기저기서 그간 여러번의 포기를 반복하며 인내해 왔던 그들은 십수년 세월의 감회에 젖어 눈물을 훔쳤다.

 

졸업생 대표 유순자씨(신갈야간학교·여·73)는 축사에서 떨리던 마음으로 처음 학교에 왔을 때와 칠십이 되도록 가보지 못했던 소풍가던 날, 그리고 시험 보는 것 조차 즐거웠다어린시절 포기한 학업이었는데 졸업장을 받기까지 70년이 걸렸다고 회상하며 말끝을 흐렸다.

 

화사한 졸업가운과 하얀 스카프로 차림한 실버 만학도들은 여느 여학교 졸업식 같이 모처럼 고운 화장과 예쁜 머리로 한껏 멋을 냈고 여기저기서 터지는 카메라 플래쉬에 상기돼 있었다.

 

▲ 박순득 여사가 졸업식을 마치고 손녀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천 춘의종합사회복지관에서 수학한 졸업생 박순득씨(64)는 “자식 키우느라 접었던 배움의 소망을 이뤄 기쁘고 초등학교 1학년 손자가 많이 가르쳐 줬다”며 “내친김에 중학과정을 진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형남 경기도교육청 평생교육과장은 어려운 환경으로 배우고 싶어도 그렇지 못했던 어르신께 학력인정제도로 원하는 삶의 목표를 이루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력인정 문자해득교육 프로그램은 비문해 성인들이 가정, 사회, 직업생활에 필요한 기초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초·중 과정 교육을 실시하고 일정교육시간을 이수하면 해당 학력을 인정하는 제도다.

경기도교육청은 글자를 통해 세상 속 자신을 발견할 수 있도록 2012년부터 저학력, 비문해 성인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1325개 기관에 44학급을 설치·지정했고 학습자 845명은 초등학교 1~6학년 수준의 교육과정이 개설돼 있다.

2014년은 중학교 과정을 신설해 초등학교 과정과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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