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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4년을 빌려 드립니다' - 유권자 마음 헤아려 욕심없는 과객(過客)되어라
  • 기사등록 2014-02-15 19: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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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조윤장 편집국장 = 「4년을 빌려 드립니다」

 

천지자(天地者)는 만물지역려(萬物之逆旅)요, 광음자(光陰者)는 백대지과객(百代之過客)이라.

 

‘세상은 만물이 잠시 머물다 가는 여관이요, 세월은 그 여관에서 잠깐 묵고 가는 나그네다’

 

중국 당(唐)나라 시선(詩仙)으로 추앙받는 이백(李白·701~762)의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에 나오는 말이다.

 

또 조선 후기 매화 그림으로 유명한 문인이자 화가 조희룡(趙熙龍·1789~1866)은 시를 통해 ‘(인간)세상은 잠깐 빌렸다 가는 곳에 불과하다’고 노래했다.(만리상차-萬里相借)  

 

2014년 6·4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산시 또한 출마를 꿈꾸는 잠룡들이 서서히 감춰 놓은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

 

자천타천 오산시장 출마자로 거명되는 예상자는 무려 12명이다.

 

앞서 2월13일 최인혜 시의원이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오산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신호탄을 쏘아 올린 첫 주자로 나섰다.

 

그는 ‘시민과 함께 하는 어깨동무 시장이 되겠다’는 슬로건으로 출마의 변을 압축했다.

 

소속 민주당을 탈당하고 (가칭)새정치신당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지역정가에 소문이 돌면서 예견(?)된 수순이었지만, 민주당 탈당은 다각도에서 많은 의미와 향후 선거판도에 회오리 바람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시장, 도의원, 시의원까지 사실상 싹쓸이로 돌풍을 일으켰다.

 

야당(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여당(새누리당)이 차지한 몫은 시의원 2석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런 잔치상에 주빈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이탈하면서 급기야 제6대 오산시의회 원구성은 점입가경으로 치달았다.

 

먼저 김진원 시의장이 전반기(2010.7~2012.6) 임기중에 ‘백의종군’을 주창하며 민주당을 탈당한 사건(?)은 그야말로 경악이었다.

 

이어 후반기(2012.7~2014.6) 원구성에서 민주당 시의원들끼리 자중지란하며 불거진 불협화음은 겉잡을 수 없는 속도로 치달았다.

 

민주당 시의원들을 손아귀에 넣은 안민석 국회의원이 의도한 의장단 구성이 뜻밖의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의석수를 놓고 보면 민주당 5석, 새누리당 2석으로 의장단 구성은 당연히 민주당이 차지해야 마땅한데 그렇지 못했다.

 

이에 순탄치 않은 기류가 흘러 오면서 최근 최인혜 시의원 마저 탈당한 상황은 민주당에 찬물을 끼얹은 마치 폭탄과도 같다.

 

나아가 새정치신당으로 당적을 옮길 것으로 예상되는 최웅수 시의장이 적당한 시기에 탈당을 선언하고, 출마를 고사한 김미정 시의원(2선)까지 빠져 나갈 경우 민주당 원구성은 손정환 시의원이 유일하다.

 

안민석 국회의원이 깊은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는 이유로 충분하다.

 

아직 공천제가 어떻게 결정될지 모르나 아무튼 민주당은 집안단속에 실패한 오점을 남기게 됐다.

 

대통령을 제외한 선거직 공직자는 통상 4년을 임기로 한다.

 

그러므로 선거에 나서는 출마자들은 유권자들에게 4년을 빌리는 것이다.

 

잠시 빌린 4년에 어떤 혹자(或者)는 욕심을 부려 4년을, 아니 그 이상을 넘보기 일쑤다.

 

때문에 그 욕심은 간혹 화(禍)를 자초하며 불미스럽게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는 사례를 우리는 종종 지켜보고 있다.

 

선거에 당선된 누구라도 4년 동안 무엇을 어떻게 결과물로 내놓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외람되지만 이 참에 한가지 바로잡아 표현하고 싶은 사견이 있다.

 

국회의원을 비롯한 시·도의원은 중앙정부 또는 지방정부 정치인이다.

 

그러나 단체장(도지사·시장·군수)은 분명 행정가로 칭해야 옳다.

 

어쩔 수 없이 선거제도를 통해 이들을 선출해야 하지만 각자 주어진 분야와 업무는 다른 것이다.

 

선거직 공직자(過客)에게 4년은 유권자들이 잠시 빌려준 여관(旅館)이다.

 

부디 마음을 비우고 유권자 마음을 헤아리는 그들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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