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오산인터넷뉴스】<기고> 이권재 오산지역발전포럼 의장 = 「장애가 두려운 게 아니라 모른는 게 더 두렵다」 

 

우리 사회가 비약적 경제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경제수준과 더불어 국민의식도 함께 성장했지만, 여전히 장애인들이 받고 있는 차별과 편견은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장애인은 ‘보호받아야 하는 대

▲이권재(오산지역발전

  포럼 의장)

상’이라는 데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사회적 참여는 쉽지가 않다. 제도를 만들고 지원을 한다고 문서로 발표했다고 다 된 것이 아니다. 함께 실천에 옮겨 시행착오를 거쳐야 그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길을 가다가 돌이 나타나면 약자는 그것을 걸림돌이라 하고, 강자는 디딤돌이라고 한다고 한다. 우리가 인생을 살다가 보면 디딤돌 같은 사람도 만나고 걸림돌 같은 사람과도 만난다. 때로는 디딤돌 같았던 사람이 나에게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걸림돌 같았던 사람이 오히려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을 너무 쉽게 디딤돌이나 걸림돌로 단정 짓지 말아야 한다. 서로 돕고 나누면서 살다가 보면 대부분은 훌륭한 디딤돌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토요일에 ‘무궁화봉사단’이라는 단체의 발대식이 있었다. 지체, 농아, 시각장애로 불편함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은 물론 생활이 어려운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한 부모가정 등까지도 살피면서 다 함께 행복을 누리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자 창단된 모임이었다.

 

 행사장은 규모가 꽤 큰 종합운동장이었다. 모처럼 영남, 충청, 호남, 강원도민회 등에서 후원까지 해주어 통합된 모습이 보기에도 좋았다. 전직 시장과 시·도의원들도 참석해 행사장은 대한의 추위에도 후끈 달아올랐다.

 

강관희 교육의원이 휠체어를 밀고 나와 축사를 했다. 강 의원은 교육의원이 되기 전에는 대학에서 체육학과 교수로 누구보다도 튼튼한 체력의 소유자였다. 의원으로 당선된 후 도의회로 출근하다가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의 장애인이 되었다 한다.

 

“시민 모두에게 개방된 종합운동장에 휠체어가 다닐 비탈길이 제대로 되지 않아 너무 불편하군요. 물론 시내에서 외식하려 해도 마땅한 곳이 없지만요. 제가 걸어 다닐 수만 있다면 이런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될 텐데…. 장애가 두려운 게 아니라 사람들이 장애라는 걸 모르는 게 더 두렵습니다.”

 

쇠망치로 한 방 맞은 기분이다. 장애인의 의료, 교육, 직업재활, 생활환경 등 복지대책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세웠다고 하지만 이처럼 그들이 사회참여를 막고 있었다. 법이나 정책이 중요한 게 아니고 그들의 불편함을 우리는 모르고 있었다.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고 인간답게 사회생활이 가능하도록 구석구석 살펴보아야 할 시점이다. 장애인들은 복지보다도 인권 문제를 더 중요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귀 기울여 들어주지 않는다. 장애를 겪어보지 못했기에 불편함이 실감 나지 않기 때문이다.

 

타인의 고통이 자신의 고통으로 다가올 때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말한다. ‘사랑은 이유를 묻지 않고 아낌없이 주고도 혹시 모자라지 않나 걱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세상 사람들이 느끼는 고통이 나의 고통으로 다가올 때 우리는 자기희생의 봉사와 자선을 시작하게 되고, 그런 일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과 고통까지도 행복으로 느끼게 된다.

 

조선 22대 왕 정조는 조선 시대의 르네상스를 꽃피우고 개혁과 통합을 이룬 성군이다. 우리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묘소가 있다. 100회 이상 아버지의 묘소를 참배하려고 가는 길에 많은 백성을 만나 민원을 접수했고, 어머니 회갑연에는 전국의 노인들을 불러 함께 위로하는 등 소통의 왕이었다. 말기에는 시각장애로 고생했지만,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을 실수를 예방하기 위해 모든 문서를 신하들에게 꼼꼼히 다시 살펴보라고 명하였다. 이처럼 장애는 임금도 거부할 수 없었다.장애인 문제는 바로 우리 모두의 일이다.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14-01-22 11:27:28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현재의견(총 6 개)
  • 배려하는마음2014-01-24 23:48:47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에 공감합니다 열심히 활동하시는 줄 압니다 다른 사람보다 먼저 시작했으니 여러모로 준비가 많으니 좋은 결과 기대합니다 화이팅

  • 장애우2014-01-23 18:49:26

    장애자를 위한 글, 행동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 포럼인2014-01-23 16:27:53

    아무턴 열심히 시민을 위한 일을 하며 오산발전의 터전을 마련하길 기대해요.

  • 미안하고고맙고2014-01-23 12:57:34

    옳은말씀, 장애인체험을 해봐야 불편함을 압니다. 올해는 장애인도 사회구성원으로 활동할수 있을거라는 기대도 해봅니다

  • 민주바지2014-01-22 22:58:10

    종합운동장이 장애인 다니기에 불편하다는 소리구먼. 민주당 시장이니 이참에 바꿔 장애인도 불편하지 않게 배려합시다. 홍어성님!

  • 홍어성님2014-01-22 15:57:01

    성님! 무궁화봉사단이 새누리당 봉사단체라서  새누리 전직시장 도의원 시의원 만 초대했잖소 그대들 만의 잔치 맹글어 놓구 자화자찬 그만하셔 향우회 회장도 바지세워 참석시켜놓구

최근 많이 본 기사더보기
뉴스제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