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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가장 고귀한 언어로 풀어낸 진실” - 오산시인협회 제1호 동인지 ‘시혼’-석남문학상
  • 기사등록 2013-11-15 11: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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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이영주 기자 = “훌륭한 인간은 가장 진실하고 가장 아름답고 가장 가치 있고 가장 고귀한 언어를 창조할 줄 아는 사람이다.”

 

송암(松巖) 김선우 오산시인협회 이사장의 말이다.

 

그는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담기 위해 ‘시혼’을 발간한다. 미래의 꿈나무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는 시를 싣고 싶다”고 출간 소회를 풀어냈다.

 

오산 시인협회가 제1호 동인지 ‘시혼(詩魂)’을 발간했다.

 

▲ 오산시인협회가 창립 1주년 및 동인지 '시혼' 창간 기념식을 11월16일

오산컨벤션웨딩홀에서 갖는다. '시혼'에는 제1회 석남문학상 수상자 3명의

작품과 협회 시인 작품, 기획특집 좌담회 등이 실렸다.

 

시혼 표지는 오산 전경과 ‘오산 젖줄’ 오산천을 배경으로 석남문학상 수상자 사진과 수록 내용을 게재했다.

 

오산시인협회는 오산 최초 문학박사 조석구 시인의 호(號)를 인용한 ‘석남 문학상’을 제정하고 올해부터 자체 시상을 한다.

 

심사는 수백편의 후보작 중 예심과 본심을 거쳐 시행했으며 문학적 완성도와 깊이를 우선 기준으로 했다.

 

1회 수상자는 양길순·남경식·채희숙 시인이며 시혼에는 이들 작품 15편이 수록된다.

 

이외 회원 작품 각 10편과 ‘향토와 문학 상관관계, 나의 시론, 향토문학시론’을 주제로 한 기획특집 좌담회 등이 실렸다.

 

양길순 시인은 시 ‘매미’를 삽입해 “지난여름, 절박하게 치열하게 제 몸 달구더니 50면의 아름드리 모과나무에 아직 덜 삭은 수의만 남기고 떠났다. 매미처럼 짧지만 굵은 시를 쓰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남경식 시인은 “오산에서 출생해 오산에서 만들어진 문학상의 제1회 수혜자라니! 가끔은 암갈색톤으로 바라보야 했던 오산에게 진정으로 미안함을 느낀다. 팔딱팔딱 뛰는 은빛 금빛만으로 오산을 채색해 남기겠다”고 수상소감을 남겼다.

 

채희숙 시인은 “석남문학상을 계기로 소생의 단계를 지나 장성과 완성의 단계를 엿보라는 매운 채찍질로 알고 혼을 다해 시창작을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석구 고문은 “우리는 지금 서정을 잃어버린 시대에 살고 있다. 서정이 없는 시대는 감동이 없는 시대이고 감동이 없는 시대는 눈물이 없는 시대이고, 눈물이 없는 시대는 불행한 시대이다. 이 시점에서 영혼의 르네상스를 위해 시혼을 창간하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축사했다.

 

시혼은 2014년 국내 100대 시인 작품을 초대시로 수록할 계획에 있으며 신인상 공모도 시행하고 있다.

 

응모자격은 오산시에 적(籍)을 두고 있거나 오산시 출생자에 한하며 2013년 12월부터 2014년 5월30일까지이다.

 

당선작은 지역 언론에 게재할 예정이며 기성문인으로 대우하며 (사)오산시인협회 회원으로 자동 가입된다.

 

오산시인협회는 11월16일 창립 1주년 기념식 및 출판기념회를 오산컨벤션웨딩홀에서 갖는다.

 

 

◆ 누렁이

 

▲ 김선우 오산시인협회 이사장.

                       

 

학교에 갔다 돌아오면 고요만이 적적하게

앉아있던 우리 집

그 고요를 열고 나온

누렁이가 나를 반기곤 했다

누렁이는

가족들이 과수원에 나가 일을 하면

집을 지키고

가족들이 집에 들어오면

과수원으로 달려가 과수원을 지켰다

어느 날

친척 아저씨가 우리 자전거를 빌려

끌고 가려고 하니 집을 지키던 누렁이가

자전거 앞바퀴를 물고 놓아주질 않는 것이다

아저씨는 자기를 몰라본다며 술김에

외양간두엄을 치우던 쇠스랑으로

누렁이를 찍어 죽이고 말았다

 

세상 모든 부처님은 돌을 입고 앉았지만

그 돌 틈 골짜기 마다 쑥 잎처럼 자비가 돋고

그 쑥 잎을 볼 때마다 우리는

지금도 저 세상에서 한 조각 쑥개떡을 물고

내 유년의 집을 지키고 서 있을

누렁이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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