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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의 주흘산과 대구의 팔공산, 안동의 황하산맥이 끊어지는 예천군 용궁면의 금천, 같은 군(郡) 지보면을 흐르는 내성천이 안동에서 흘러내리는 낙동강 본류 합쳐져 세 강이 합수(合水)하는 낙동강변 삼강주막,
 
▲ 2008.2월의 주막
 
▲ 주막가는 길
 

행정구역상 예천군 용궁면 향석리와 문경시 영순면 달지리,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는 한반도에 마지막 남은 주막으로 500살을 떡 버티고 서 있는 회나무 아래 한적하고 외로이 당그랗게 주저앉아 있다.

 

지난 2005년 89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난 이 시대의 마지막 주모인 유옥연씨가 1900년경에 지어진 이래 한 칸 남짓한 방 두칸에 딸린 부엌과 툇마루 등 작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경북도 민속자료 134호인 이 주막은 지난해 겉모습을 새로 단장한 체 역사와 같이 도도히 흐르는 긴 강을 굽어보며 5000원짜리 막걸리에 배추전 3000원. 묵과 두부가 각 2000원으로 1만2000원짜리 한 상이 손님을 대접한다.

 

유주모가 세상을 떤 이전부터 상류의 안동, 임하 등 댐으로 인해 줄어드는 강물마냥 인적은 줄어들었고 급기야 주모마저 세상을 뜨니 허물어가는 주막은 나이처럼 많아지는 흰 머릿카락과 다를 바 없었다.

 

이 동네의 변화를 지켜보며 함께 호흡한 정수영(72)노인회장과 정재윤 이장 및 마을사람들은 교통이 발달되지 않았던 60년대까지만 해도 보부상과 소(牛)장사, 부산 등지에서 해산물을 곡물로 바꾸어 가던 북적거리던 옛 영화를 되찾기 위해 재건을 시도했으며 2005년 경북도가 민속자료로 지정한 후 일단 1억5000만원을 지원받아 부활의 나팔을 불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함께 2007년에는 '직접 술을 빚어야' 하고, '주막을 비우면 안되며, 친절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권태순(70)씨를 새 주모로 선발하고 재래식 방구들을 새롭게 고쳐 장작불로 지피던 그 옛날 이상의 열기로 21세기의 나그네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러다 보니 삼강리 노인회 정회장의 부인인 새로운 주모는 술을 빚으랴, 배추부침을 하랴, 묵과 양념간장을 만드는 통에 고희를 넘긴 부부와 마을주민은 두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드는데다 손님이 민박을 요청할 경우 이부자리며 청소 등으로 시위를 떠난 화살같은 날들이 지나간다고 한다.

 

여기에다 문경과 예천의 두개의 시군에다 함창, 영순, 풍양 등 3개 읍면의 경계지인데다 사방이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 등의 도로가 지나가며 이 곳을 찾는 문의전화가 많아 칠순노인들에게 길 찾기 안내는 예삿일이 아니지만 이제는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옛 영화를 회복할 날도 멀지 않은 듯 연신 발걸음이 잦아져 쇠락하는 한국 농촌의 또 다른 이면을 보고있다.

 
▲ 2008.2월의 막걸리 상 세트
 
朋友憐吾絶火烟하니
共成型宇洛江邊을
無饑只在啖松葉이요
不褐惟憑飮玉泉을
守靜彈琴心淡淡이요
杜窓調息意淵淵을
百年過盡亡羊後에
笑我還應稱我仙을 
                                             退居琵瑟山 (朝鮮) 郭再祐                
 
 
 
▲ 1980년대의 삼강주막
 
性癖常耽靜이요     나의 성벽은 항상 조용함을 탐하였고
刑骸實파寒을        뼈만 남은 늙은 몸 추위가 두렵고
松風關院聽하고    청 솔 가지 부는 바람 그윽이 들으며
梅雪擁爐看을       눈 속의 매화꽃 화로 끼고 즐겨보네
世味衰年別이요    늙어가니 세상 재미 별로 없고
人生末路難을       인생의 끝 가는 길 참말 어려워
悟來成一笑하고    깨달으면 모두가 한바탕 웃음일 뿐
曾是夢槐安을       일찍부터 내마음 허황하였오.
 
次友人韻 (朝鮮) 李滉
 
 
▲ 주모가 세상을 떠나기전 전경
 
朝天浦近泣孤臣은
萬古烈風吹白빈을
蒼波浩浩葬魚客이오
老樹森森抉目神을
回頭접城無君子하니
此去龍宮有故人을
三十七年冬至日에
任他白骨化爲塵을 
                                                                   誓死韻 (朝鮮) 白樂寬    
 
 
▲ 2007년에 신축한 주막
 
三十年來返故鄕하니    고향 떠난지 삼십년에 고향이라 돌아오니
人亡宅廢又村荒을       알던 사람 없어지고 알던 집 다 헐렸네
靑山不語春天暮하고   청산은 말이 없고 봄 하늘은 저무는데
杜宇一聲來杳茫을      두견새 한 소리만 아득하게 들려오네.
 
                                還鄕 (朝鮮) 西山大師
 
▲ 2008.2월의 주막에 술을 나르는 노인회장
 
▲ 2008.2월의 주막과 회나무
 
嶺南遊蕩閱年多나
最愛湖山景氣佳라
芳草渡頭分客路요
綠楊堤畔有農家를
風恬鏡面橫烟黛요
歲久牆頭長土花를
雨歇四郊歌擊壤인데
坐看林초漲寒사를 
                                                                映湖褸 (高麗) 禹倬    
 
 

▲ 세 강의 합수지(合水地)

 
1) 좌측상단이 상류인 문경방향, 2)좌 하단이 하류가 되는 예천방향 3)우측이 상류인 안동방향

 

 
▲ 안동방향의 물과 산안개
 
千里家山萬疊峰에
歸心長在夢魂中을
寒松亭畔雙輪月이오
鏡浦臺前日陳風을
沙上白鷗恒聚散하고
波頭漁艇每西東을
何時重踏臨瀛路하야
綵舞斑衣膝下縫고 
                                                            思親 (朝鮮) 申師任堂
 
 
▲ 문경방향의 겨울풍경
 
▲ 좌측 다리아래가 예천방향
 
雲邃岩扉隔塞烟하니
幽居非是學眞仙을
窓間影照金華月이요
枕下鳴流栗里泉을
違世絶遊雖好遯이나
傷時憂道不堪眠을
何關峽中無曆日이요
葉落花開抑記年을 
                                                                   隱士 (朝鮮) 白觀亨
 
 
 
▲ 여름의 주막풍경
 

 
 
▲ 번영하는 농촌, 삼강리의 2010년 주막풍경

 

 
浮浮我笠等虛舟하야
一着平安四十秋를
牧竪行裝隨野犢이요
漁翁本色伴江鷗를
閒來脫掛看花樹하고
興到携等詠月樓를
俗子衣冠皆外飾이나
滿天風雨獨無愁를 
                                                  詠笠 (朝鮮) 金炳淵
 
 
▲ 2010년 한여름의 무성한 회나무 마냥 번영을 구가하는 삼강주막 
 
佳人來自錦江西하니
暮雨陽臺尙不迷를
羅襪 一雙芳草路하고
錦裙千點落花泥를
烏雲堆괄非緣睡하니
珠淚凝시不是啼를
猶帶眉間愁濕色하니
將身幷坐學黃리를 
                                                   雨中兩妓 (朝鮮) 丁若鏞
 
 
▲ 삼강주막의 겨울밤에 나무에 걸려 꼼짝 못하는 달
 
佳辰寂寞在他鄕하니
澤國秋風雁叫霜을
世事悠悠堪一笑하고
年光忽忽又重陽을
籬邊黃局爲誰發고
鏡裏凋顔漫自傷을
回望故園何處是냐
且將幽抱付深觴을 
                                           重陽節 (朝鮮) 兪彦述  
 
 
▲ 가지를 흔들고 나서야 지붕위로 달아나는데......
 
<예천인터넷뉴스자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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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5-10 13: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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