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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과 성실로 빛나는 방앗간 - 오산시 오산동 ‘성산방앗간’권명자·최중원대표
  • 기사등록 2013-05-29 13: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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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이영주 기자 = 방앗간, 방아로 곡식을 찧거나 빻는 곳이다.

 

요즘은 기술 발달로 옛 이야기에 등장하는 달 속 토끼처럼 직접 공이를 든 모습은 보기 힘들지만  ‘방앗간’이란 어감에 묻어 나는 정서는 분명 정겹다.

 

오산시 오산동  ‘성산방앗간’을 찾았다.

 

▲ 오산시 오산동 610-14번지 '성산방앗간'. 오산동에서만 27년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권명자·최중원 부부는 이 곳에서 27년 동안 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다.

 

‘성산방앗간’ 권 대표는  “개미처럼 일만 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방앗간이라는 특성상 행사·축하 떡이나 김장철 고춧가루 등 철을 타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해서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고 집도 장만하는 등 형편이 폈다.

 

이들 부부는 결혼 3년 뒤 방앗간을 차렸다.

 

그 전에 연탄 배달일을 했었는데 가히 3kg이 넘는 연탄을 10장씩 5층까지 걸어서 날랐단다.

 

견디기 힘든 노동강도에 새로운 일을 찾은 건 방앗간이었다.

 

다행히 부지런한 최중원 대표가 총각시절 방앗간 일을 배워 둬 그 기술을 권명자 대표에게 전수했고 그렇게 가게를 열게 됐다.

 

처음 몇 년은 정말  ‘개미같이’ 일을 했다.

 

새벽 4시고 5시고 상관이 없었다.

 

손님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 했다.

 

그래도 방앗간 일은 시간이 유동적이어서 이렇듯 새벽부터 일 한 날은 낮시간 활용이 가능했다.

 

그렇게 몇 년을 피땀 흘려 고생한 끝에 내외는 3층짜리 건물을 마련했다.

 

방앗간 일을 시작하고 5년 만이었다.

 

▲ 부지런과 성실함이 몸에 베어 있는 권명자 대표.

 

이웃들은 한결같이 권명자 대표 부부의 성실함과 됨됨이를 칭찬했다.

 

권 대표는 무뚝뚝한 듯 하지만 속정이 깊어 보였다.

 

세심하게 손님을 챙겨줘 한 번 찾은 손님은 어지간해서 다른 곳을 가지 않는다고 한다.

 

또  ‘참새방앗간’이라는 옛말처럼 동네 친한 언니·동생들이 모여 들어 권 대표와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한단다.

 

그럴 때면 권 대표는 스스럼 없이 그들을 대하고 따뜻한 차나 식사 등을 대접한다.

 

▲ 방앗간 내부. 기계들이 즐비하다.

 

물론 이는 방앗간을 찾는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에게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한 번은 동네 분이 고추를 빻으러 왔는데 딱 200g이 빠지더란다.

 

고추는 씨를 제거하지 않는 이상 부피는 줄지만 무게는 줄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200g이 빠져 그 손님은 권 대표에게 강력히 항의했다.

 

어째서 200g이 빠지냐고..

 

수수께끼의 답은 비료포대에 있었다.

 

▲ 기름 짜기 전 볶는 기계. 커피로 치면 로스팅 과정이다.

 

고심고심하던 끝에 권 대표는 포대를 저울에 재봤고 그 무게가 딱 200g이었다.

 

이 사건 이후로 그 손님은 미안해서 다른 곳은 안 가고 꼭 이곳만 찾는다고 한다.

 

권 대표는 양심을 지키는 상인이다.

 

할머니들이 놓고 간 현금이나 물건을 간직했다가 고스란히 돌려드린다.

 

그렇기에 주변인의 평가가 한결같이  ‘좋은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 기름 짜는 기계.

 

이제는 살림이 어느 정도 여유를 찾아 봉사활동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한사코 봉사 얘기는 하지 않으려는 권 대표 옆에서 이웃들은 또 조근조근 이야기를 전한다.

 

남을 도우며 살고자 하는 권 대표의 착한 심성이 이웃의 눈에 그대로 보이나 보다.

 

권 대표 부부는 아리따운 두 딸을 두고 있다.

 

둘째 딸이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그 즈음 둘째 딸은 자신의 집이 엄청 가난하다고 생각했었단다.

 

부모님은 매일 새벽부터 밤까지 일만 하시고 도무지 자신과 놀아주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그런 고민을 가진 둘째 딸에게 당시 담임 선생님이 자신의 이야기를 해줬다.

 

선생님도 어릴 적 부모님이 방앗간을 했었으며 그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를.

 

그러자 둘째 딸은 생각을 고쳤다고 한다.

 

이야기를 전할 쯤에는 둘째 딸은 그후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나서였을 것이다.

 

‘성산방앗간’은 다른 방앗간보다 면적이 넓다고 한다.

 

▲ 떡을 찌는 시루.

 

거기에 청결과 친절을 모토로 성실하고 부지런한 권 대표 부부가 있다.

 

또 이 곳은 오산에서 나는 신선한 태양초 고춧가루를 대신 판매해 준다.

 

조금씩 농사 지은 물량의 판로가 마땅치 않은 어르신들의 고충을 해결해 주는 셈이다.

 

아직 지난해 우리 지역에서 난 고춧가루가 남아 있다고 하니 필요한 이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까.

 

방앗간은 5~8월이 가장 한가할 철이라고 한다.

 

비수기라 하더라도 아침 9시 전에는 꼭 문을 연다.

 

주문이 들어오면 손님 구미에 맞게 얼마만큼의 양이건, 어느 때이건 열심히 맞추는 권명자·최중원 대표 부부.

 

성실한 그들이 흘리는 땀방울은 오늘도  ‘성산방앗간’을 빛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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