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서 5번 국도를 따라 자가용으로 40분 정도 가다보면 ‘현지사’ 라는 절이 나오고 ‘현지사’ 진입로를 따라 들어서 멀리 앞을 내다보면 하천을 건너는 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논밭 사이로 드러난 좁은 도로를 따라가 하천을 건너면  ‘서오지리 건넌들’ 이라는 마을에 들어서게 된다. 

  10가구가 채 되지 않는 작은 마을에 들어서면 시골속의 시골풍경과 맞닥뜨리게 되고, 고향 같은 포근함에 어디 평상이라도 있다면 팔베개를 하고 벌렁 누워 버리고 싶은 마음마저 생긴다.

 길을 따라 200m 정도를 가다보면 150,000㎡ 규모의 넓은 연꽃단지가 눈에 들어오고, 연꽃단지 가까이 들어서면 부끄러운 듯 하면서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가시연, 순채, 어리연 등  300여종의 다양한 연꽃들을 만나게 된다. 

  7월 초순부터 피기 시작하는 연꽃은 8월 중순까지 만개한다. 각양각색의 아름다운 연꽃들을 만나볼 생각 이라면 이때를 놓치지 말아야 하며,  오후가 되면 연꽃이 다물어지기 때문에 오전 10시 이전에 방문해야 한다. 매년 이맘 때 쯤 이면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연꽃단지를 찾아와 사진촬영에 몰두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간간이 피어난 연꽃들 사이에는 지금이라도 막 틔울 것 같은 꽃 몽우리들이 앙증맞게 입을 다물고 있고, 산들바람에 몸을 맡긴 70여종의 수생식물들이 연꽃과 어우러져 감칠맛을 더해준다. 

  수생식물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수생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증거이고, 연못의 수질을 정화해준다는 의미에서 소중한 존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연못에는 물벼룩을 비롯한 수서곤충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으며, 깨끗한 수질과 적당한 수온이 물고기 산란처로는 최적이어서 가물치, 잉어, 붕어, 뱀장어, 새우, 민물참게 등 수많은 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천연기념물 수달과 뜸부기가 자주 목격되고 파랑새, 꾀꼬리, 원앙, 물닭 등 수십종의 희귀한 새들이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다. 이른 아침에 연꽃단지를 찾아 가만히 귀 기울여 보면 갖가지 새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어볼 수 있다. 

   늦여름에는 지금껏 만나보지 못했던 수십종의 희귀한 잠자리들이 갈대 위를 맴돌거나 연잎위에 앉기도 하고 낮게 날며 물장구를 치기도 한다.

  이렇듯 서오지리 건넌들 연꽃 단지는 연꽃의 서식지만이 아닌  각종 희귀동식물을 품고 있는 생태의 보고인 것이다.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연꽃단지 내에 각종 희귀동식물이 살고 있기 때문에 산책로를 걸을 때 동물들이 놀라거나 새둥지를 밟지 않도록 천천히 앞을 잘 살피면서 걸어야 한다. 낚시나 수렵행위는 물론 금지되어 있다. 

  이곳은 연꽃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자연 그대로 의 상태에서 연꽃이 자라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내 자식만큼이나 소중하게 돌보고 있는 연꽃 작목반장 서윤석씨의 보살핌이 있어 오늘의 연꽃단지가 있게 된 것이다. 서윤석씨는  “연꽃은 흔히 생각할 때 관리를 안 해도 잘 자란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환경조건이 맞지 않으면 자리지 못하는 예민한 식물이다. 환경 중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관리이니 만큼 수온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만큼 수문을 열고 닫는 일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

  야생화를 키우고 있는 원천리 동그레마을에서 산책로를 따라 30여분 걸어가도 연꽃단지를 만날 수 있다.

<화천인터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