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시민을 웃게 만드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런데 요즘 오산 더불어민주당의 풍경은 진지한 비극이라기보다, 어처구니없어 웃음이 터지는 희극에 가깝다. 전략공천을 둘러싼 논란은 이미 지역사회의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 오랜 시간 준비해온 후보들의 땀과 눈물, 출판기념회에 소중한 시간을 내어 참석한
안명수 회장 시민들의 정성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외지 출신 인사의 독주만이 무대 위에 남았다.
더욱 기막힌 장면은 오산에 갑작스레 둥지를 틀어 이제 막 주민등록을 옮긴 후보들조차 “경선 한 번 해보자”고 호소하며 골목골목을 누비는 모습이다. 추위 속에서 장기간 피켓을 들고 시민들에게 목소리를 전달하려 애쓴 후보들의 헌신은, 전략공천이라는 이름 앞에서 무색해진다. 그 모습은 마치 겨울 바람에 흔들리는 깃발처럼 처연하면서도, 보는 이로 하여금 “이게 정치인가, 풍자극인가”라는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이 모든 상황을 설명하는 데 딱 맞는 고사성어가 있다. 바로 “우이독경(牛耳讀經)”이다. 시민과 후보들이 아무리 목소리를 내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당 지도부의 발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는 대단하다 못해 어처구니없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우리의 시간은 무엇이었나”라고 묻고, 삭발까지 감행하며 추위 속에서 싸운 후보들은 “우리의 희생은 무엇이었나”라며 되묻는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은 없다. 오산 민주당의 풍경은 마치 희극 무대 위에서 배우가 대사를 잊고 자기 멋대로 춤추는 모습과도 같다. 관객은 황당해 웃음을 터뜨리지만, 웃음 뒤에는 씁쓸함이 남는다.
정치가 시민을 외면할 때, 그것은 더 이상 정치가 아니다. 그것은 자기만의 연극, 자기만의 독백일 뿐이다. 오산 민주당의 전략공천 논란은 바로 그런 연극의 한 장면이다. 시민은 관객석에 앉아 있지만, 무대 위 배우는 관객을 보지 않는다. 오직 자기 자신만 바라보며 대사를 이어간다.
그러나 희극은 끝내 웃음을 자아낸다. 시민들은 황당함 속에서 웃는다. “우이독경”이라는 고사성어가 이렇게 현실 정치에서 살아 움직일 줄은 몰랐다는 자조 섞인 웃음이다. 소 귀에 경을 읽는다는 말이, 이제는 오산 민주당의 초상화가 되어버렸다.
정치의 본질은 시민의 뜻을 존중하는 데 있다. 이를 외면하는 순간, 정치의 무대는 희극으로 전락한다. 오산 민주당의 오만함은 결국 스스로를 풍자하는 희극이 되었고, 시민들은 그 희극을 보며 웃음을 터뜨린다. 그러나 그 웃음은 즐거움이 아니라, 어처구니없음에서 비롯된 웃음이다.
결국 이 희극의 결말은 자명하다. 시민을 외면한 정치, 후보를 무시한 전략공천은 오래가지 못한다. 웃음 뒤에 남는 것은 냉소와 불신이다. 오산 민주당이 지금의 희극을 끝내고 진정한 정치의 무대로 돌아올 수 있을지, 그것은 오직 시민의 뜻을 다시 귀담아들을 때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