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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에 전하는 신비한 옛 이야기들(3) - 이영주 기자, 구비전승 넷째마당 ‘운암들 전설’
  • 기사등록 2013-03-18 11: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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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이영주 기자 = 전설이란 구비문학에 속하며 증거물이 존재해 사람들이 사실이라고 믿는 성질을 가진 이야기다.

 

오산에 내려오는 전설 가운데  ‘운암들’에 관련된 사례는 아마도 범람설일 것이다.

 

장마가 지면 오산천 물이 넘쳐 운암들까지 흘러왔다는 이야기.

 

여기 그 범람을 막아준 신비한 선비 이야기를 소개한다.

 

아울러 이는 오산시사에 수록된 내용임을 밝혀둔다.

 

▲ 오산시 운암뜰(현재는 통상적으로 운암뜰이라고 부른다) 정경.

 

◆ 운암들의 전설

 

아주 오랜 옛날 오산천에 제방이 없어 장마가 지면 물이 범람해 농사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

 

이러한 와중에도 사람들은 제방을 쌓을 능력이 없어 고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과객이 금암리 어느 진사의 집에서 식객 노릇을 하게 됐다.

 

그 과객은 구척 장신에 힘이 장사였다.

 

사람들은 그가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알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과객은 며칠 동안 무위도식하며 지내다 하루는 진사에게  “신세를 많이 졌으니 뭐 도와드릴 일이 없습니까?”하고 물었다.

 

진사는 오산천 범람을 말했다.

 

과객은 사정을 듣고  “내가 제방을 쌓아 줄테니 몇 월 몇 일 보름날까지 큰 가래를 하나 준비하고 통돼지 일곱 마리와 술 일곱 동이를 준비해 달라”고 했다.

 

진사는 어이가 없으면서도 과객의 인물됨이 보통 사람이 이상이라 여겨 사람을 시켜 수원 광교산에서 큰 물푸레 나무 한 그루를 베고 수원의 대장간에서 큰 가래삽을 만들어 소에 실어 오산으로 오게 했다.

 

드디어 약속한 날짜에 과객이 하루 종일 낮잠을 자고는 저녁에 일어나 진사에게 말하기를  “내가 지금부터 일을 시작하니 마을 사람들에게 말해 아무도 밖에 나오지 말게 해달라”고 일렀다.

 

진사가 그렇게 하겠다고 약조는 했으나 상황이 너무 궁금해 마을 사람들과 몰래 숨어 과객을 지켜봤다.

 

과객은 그 큰 가래를 한 손으로 들고는 오산천에서 일을 하는데 개천 바닥의 흙과 모래를 떠서는 왼쪽에 쌓고 또 떠서는 오른쪽에 쌓으니 순식간에 제방이 됐다.

 

한참을 그렇게 일을 하더니 통돼지 한 마리를 잡고는 술 한 동이를 마시고 이런 식으로 제방을 쌓는데 새벽이 돼 동이 틀 무렵에는 오산천의 제방이 다 쌓여졌다.

 

밤새 숨어서 구경을 하던 진사와 마을 사람들은 피곤해 새벽에 집으로 들어가 잠을 자고 일어나니 오산천의 제방은 완성돼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다.

 

한편 과객은 밤새도록 오산천의 제방을 쌓는 일을 마치니 동녘에 붉은 해가 떠올라 이제는 떠날 때가 됐음을 알고 진사에게 떠나겠노라 인사를 드렸다.

 

진사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이 사례를 하려 했으나 사절하고 유유히 한양을 향해 길을 떠났다.

 

그 때까지 그 과객의 이름을 모르던 사람들은 과객에게 이름을 물었으나 그는 말하지 않았다.

 

과객이 오산을 떠나 한양을 향해 화성시 동탄면 미륵뎅이를 지나 영천리로 가다 길 가운데 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체격이 크고 몸집이 좋은 과객을 가로막자 돌아가지 않고 나무를 뿌리째 뽑아 놓고는 그 나무에 운암발목(雲岩拔木)이라 써놓아 그제야 사람들은 그 과객의 이름이  ‘운암’인 줄 알았다.

 

그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그 때부터 오산천변의 들을  ‘운암들’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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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3-18 11: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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