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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청백리 vs 탐관오리 - 진심을 다하는 정성은 모든 사물의 근본이다
  • 기사등록 2013-03-10 15: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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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조윤장 편집국장 = 「 청백리 vs 탐관오리」

 

흔히 세상에 알려진 대로라면 우리나라 최고의 청백리(淸白吏)는 단연 황희(黃喜·1363~1452) 정승이다.

 

조선시대 최장수 재상 황희는 원칙과 소신을 견지하며 관용의 리더십을 갖춘 인물로 알려진다.

 

반면 한편으로 조선왕조 제4대 임금 세종(재위 1418~1450)과 황희가 세상을 떠난 훗날 ‘세종실록’을 편찬한 사관들은 그를 탐관오리로 적시했다.

 

앞뒤 사실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 진위여부를 정확히 알 수 없기에 그저 아쉬움 못지 않게 불편한 진실이 아니길 바랄 뿐 이다.

 

청백리는 관직 수행능력과 청렴(淸廉)·근검(勤儉)·도덕(道德)·경효(敬孝)·인의(仁義) 등 덕목을 두루 겸비한 조선시대 관료상이다.

 

임금을 보좌하고 정무를 총괄하는 최고 행정기관 의정부(議政府)가 뽑은 관료에게 주어지는 호칭으로 총 217명이 배출됐다.

 

대표적 인물로 황희·맹사성·최만리·이현보·이황·이원익·김장생·이항복 등이 있다.

 

반대로 탐관오리(貪官汚吏)는 탐욕(貪慾)이 많고 부정(不正)을 일삼는 벼슬아치를 일컫는다.

 

요즘 김능환 前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이야기가 심심찮게 세간에 회자되고 있다.

 

33년을 공복으로 재직하며 ‘법원의 꽃’으로 불리는 대법관 출신에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지냈다.

 

시쳇말로 더 없이 화려한 스펙(specification)이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보편적 예상을 깨고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박근혜 정부 출범에 앞서 대통령직인수위가 내각 등용을 제의했으나 고사했다.

 

대신 앞서 부인이 차린 8평짜리 채소가게와 편의점에 취직(?)해 일하고 있단다.

 

몇몇 언론들은 그를 가리켜 이 시대의 재상으로 조명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과 함께 5부 요인으로 꼽히는 헌법기관장이다.

 

대통령부터 따지면 대한민국 공식 국가서열 6위다.

 

최근 국회에서 새 정부의 정부조직법 개정과 상관없는 몇몇 부처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어떤 후보자는 직장에서 월급으로 1억 원을 받았단다.

 

분명 죄가 아니고 불법도 아닌데 청문회를 지켜 본 국민들은 거북하고 씁쓸한 표정이다.

 

오늘날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큰 이슈로 거론되는 분야는 이른바 부(富)를 축적한 과정이다.

 

재산형성 과정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상속받은 재산이나 당사자가 모은 월급에 비해 너무 많은 부를 축적한 경우다.

 

한평생 공복으로 지내며 깨끗한 이미지를 유지했던 무수한 공직 후보자들이 단 며칠의 인사청문회에서 치부가 드러나 씁쓸히 퇴장하는 모습을 우리는 수없이 봐 왔다.

 

그들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뻔히 알지만 권력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그래도 철면피로 청문회에 나간다.

 

결과는.. 욕심이 자초한 불명예로 불문가지다.

 

필자는 청문회가 열리면 도시빈민의 아버지로 불렸던 제정구(諸廷垢·1944년~1999년)를 떠 올린다.

 

54세에 생을 마감한 그는 정치가였지만 빈민운동가로 사람들은 기억한다.

 

1986년 ‘막사이사이상’을 받았다.

 

제정구(서울대 정치학)는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에게 가난과 빈민은 무언가를 베풀고 도와야 하는 단순한 대상이 아니었다.

 

도시빈민들의 삶 속에서 ‘공동체 이상’을 찾았기 때문이다.

 

부자, 가난한 사람, 배운자, 그렇지 못한 사람도 모두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

 

제정구가 꿈꾸고 지향한 사회였다.

 

길지 않았던 그의 삶은 빈곤문제에 대처하는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사회가 가난을 함께 나눠야 한다고..

 

사후에 국민훈장 모란장이 추서됐다.

 

그는 숨을 거두기 전 까지 평생을 가난한 손으로 살았다.

 

언제부턴가 일부 고위 공직자들이나 공직 후보자들이 재산문제로 자주 도마위에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그러나 청백리로 지칭되는 이들은 여지없이 찾아보기 힘들다.

 

‘30평 아파트가 전부’라는 김능환 前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어느 언론과 인터뷰에서 “공직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생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불성무물(不誠無物-정성은 모든 사물의 근본이므로 정성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다“는 말로 대신했다.-中庸(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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