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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의 구비문학’ 코너 개설 - 이영주 기자, 오산지역의 뿌리와 얼을 찾다
  • 기사등록 2013-02-22 19: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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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社告> 문화. 한 민족이나 사회의 전반적 삶의 모습을 뜻한다.

 

그 가운데 구비문학(口碑文學)은 민중들 사이에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문학 언어였다.

 

오산인터넷뉴스는 오산의 뿌리를 찾고 얼을 일깨우기 위해   ‘오산의 구비전승’을 매주 연재한다.

 

아울러 이는 오산문화원이 발간한 같은 제목의 책자에 바탕을 두고 있다. <편집자 주> 

 

▲ 오산은 '오산(烏山)'으로 표기하지만 오산의 순우리말 이름은 '검은 산'이라는 뜻을 가진 '까만 뫼'였다. 사진은 오산시 필봉산 일대.    

 

◆ 오산의 구비전승 - 1. 까마귀 없는 산, 오산

 

오산을 한자로 표기하면  ‘오산(烏山)’이라고 한다.

 

즉  ‘까마귀 산’이라는 뜻이 된다.

 

그런데 현재는 물론이고 옛 문헌 기록이나 과거에 살았던 오산의 나이든 어른들을 만나 증언을 들어봐도 오산에 까마귀가 많았다던가, 혹은 오산의 어떤 산에 까마귀가 많았다는 이야기는 들을 수 없다.

 

그렇다면 오산이라는 땅 이름은 어떻게 해서 생긴 것일까?

 

오산의 한자 표기를 역사 기록에서 확인해 보면  ‘까마귀 산’이라는 뜻을 지닌  ‘오산(烏山)’ 이외에  ‘자라 산’이라는 뜻의  ‘오산(鰲山)’으로 썼던 경우도 종종 나타난다.

 

그렇다면 오산의 한자 표기는 아무런 뜻이 없는 걸까?

 

우리나라 땅 이름들은 원래 우리말 표현으로 불려졌었다.

 

마을이 형성되면서 주위의 산이나 하천, 주변 풍경으로 마을의 이름을 짓거나 땅이름을 불렀던 것이다.

 

예를 들면 넓은 벌판에 위치한 마을이라면 ‘넓은 들’이라는 뜻을 지닌  ‘너븐들’이 ‘넙다리’ 등으로 불렸다.

 

그런데 이 마을의 이름을 한자로 옮기면서  ‘판교(板橋: 넒은 들판이라는 뜻을 지닌  ‘너븐들’이 ‘너븐다리’로 읽히면서 이런 한자 표현이 나타났다)’ 또는 광석(廣石: 넓은 들판이라는 뜻을 지닌  ‘너븐들’이  ‘너븐돌’로 읽히면서 이렇게 쓰여졌다.

 

너븐돌이라는 뜻을 지닌  ‘광석리’ 혹은  ‘광석동’은 전국 어느 곳에서나 나타나는 땅이름인데, 대부분의 지역에는 넓은 돌은 없고 넓은 벌판이 펼쳐지고 있을 뿐이다)으로 표기해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하게 만들어 버렸다.

 

이런 용례는 무수히 많다.

 

오산에 까마귀가 없었던 건 오산이라는 지명이 순 우리말을 한자로 옮기면서 생긴 오해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오산의 순우리말 이름은  ‘검은 산’이라는 뜻을 지닌  ‘까만 뫼’였다.

 

그런데 이를 읽는 과정에서  ‘까만뫼’ → ‘가만뫼’ → ‘가마뫼’로 변했고, 한자 표기 과정에서  ‘오산(烏山)’ 혹은 ‘부산(釜山)’으로 쓰게 됐던 것이다.

 

즉  ‘검은’ 이  ‘가마’로 읽히면서 아예  ‘솥’을 뜻하는  ‘가마’의 한자 표기인  ‘부(釜)’로 쓰였던 것이다.

 

 

이제 오산에 왜 까마귀가 없는지, 까마귀와 관련된 이야기가 내려오지 않는지 궁금증이 풀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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