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hong 기자
<사설>
해가 바뀌면서 오산시와 오산문화원이 예년처럼‘애들아, 깡통 돌리러 가자!'행사 준비에 분주한 모습을 보니 정월대보름이 다가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정월대보름은 일 년 가운데 첫 번째로 만월이 되는 날이다.
상원날(上元 10월15일) 또는 까마귀에게 찰밥을 주는 날이라고 하여 오기일(烏忌日)이라 부른다.
▲ 오산시가 2월24일 정월대보름 행사를 맞아 준비한 운암뜰 달집.
삼국사기는 ‘신라 진성여왕 4연조(890년) 정월 15일에 왕이 황룡사에 행차해 연등(燃燈)을 구경했다’고 전한다.
이처럼 정월대보름은 재앙과 액을 막는 제삿날로 유서깊은 우리 고유의 명절이다.
또 고려사는 ‘명종(明宗) 2연조(1172년)에 태조가 2월 보름을 연등절로 정했다고 해서 좇았다가 다음해부터 다시 상원(上元)을 연등절로 삼았다’고 기록, 신라와 고려가 연등행사를 얼마나 성대하게 치렀는지를 짐작케 한다.
이 날은 개인적 기복행사로 부럼깨물기, 더위팔기, 귀밝이술 마시기, 시절음식으로 복쌈이나 묵은 나물먹기, 달떡먹기 등으로 무병장수를 빌었다.
정월대보름이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만큼 우리 민족이 힘든 세월을 이겨내면서 서로에게 복을 빌고, 늘 하나 됨을 잊지 않으려 했던 조상들의 지혜가 엿보인다.
바쁜 일상에 쫓기는 현대인들은 이 행사로 적어도 가족끼리라도 서로 복을 기원하는 마음 또한 도리가 아닐런지..
필자는 지역언론사를 운영하면서 현대인들이 생활이나 사고방식이 예전에 비해 참으로 각박해졌음을 많이 느끼곤 한다.
예컨대 일부 네티즌들은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특정 기사에 도를 넘는 악플로 화풀이를 한다.
이는 비판의 수준을 넘어 지나친 인신공격으로 민망하기까지 하다.
정월대보름 행사를 계기로 명맥만 유지하는 겉치레가 아닌 진정으로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하는 명절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조상들은 정월대보름 명절에 몸에 좋은 음식을 해먹으며 1년 건강을 기원했다.
쌀과 잡곡에 밤·대추·검은콩 등을 넣고 시루에 쪄서 잡곡밥을 지었다.
또 맑은 약주로 귀밝이술(耳明酒)을 비롯한 고비, 도라지, 석이, 표고, 무, 숙주, 콩나물, 오가리, 시래기 등 아홉 가지의 나물과 잣, 호두, 땅콩도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연구·실험을 통해 “잡곡은 다양한 생리활성물질을 함유해 인체의 면역계와 내분비계·신경계·순환계·소화계 등에 도움을 준다”고 발표했다.
이를 보면 조상들의 삶의 지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정월대보름 대표 음식은 단연 오곡밥이다.
여기에도 건강비법이 숨어 있다.
예부터 오곡밥은 성씨가 다른 세 집 이상의 밥을 먹어야 운세가 좋고 무병하다고 해서 이웃과 나눠 먹었다.
특히 몸이 허약한 아이들은 백 집의 밥을 얻어 먹어야 튼튼해진다고 했다.
옛날엔 잘 먹어야 아무 탈 없이 1년을 건강하게 보낸다는 뜻이었겠지만, 현대 의학적으로 해석하면 찰밥을 먹으면 든든하고 영양도 풍부해 몸을 보호해 준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런 놀이문화는 모두 농경사회와 연관된 먹을거리와 놀이를 연결시켜 풍속으로 만들었다.
이 얼마나 선조들의 기지가 돋보이는가.
대보름 민속행사는 결국 일 년의 시작을 온 백성들이 한 날 한 시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취함으로써 일 년 내내 건강한 몸으로 열심히 일하자는 뜻으로 볼 수 있다.
□ 정월대보름 대표 음식, 오곡밥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 오곡밥 맛있게 만드는 방법
재료 : 쌀 1컵, 수수·조·보리·콩 1/2컵씩, 물 3컵반, 소금 약간
이렇게 만드세요!
1. 쌀은 깨끗하게 씻어 30분 정도 불린 뒤 체에 받쳐 물기를 뺀다.
2. 수수, 조, 보리, 콩도 씻어 불리고 체에 받쳐 물기를 뺀다.
3. 솥에 쌀과 잡곡을 골고루 섞어 담고 해당 분량의 물을 붓는다.
4. ③을 불에 올려 소금을 넣고 휘저은 다음 센 불로 끓인다.
5. 밥물이 끓어 오르면 주걱으로 위아래를 뒤적여가며 고루 섞는다.
6. 불을 약하게 줄이고 15분 정도 뜸을 들인다.
(출처: 다음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