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북한을 나와 3개국을 거쳐 남한땅을 밟은 엄만규(53세)씨. 엄씨는 남한 입국 1년만에 용접3급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 건설현장의 안전관리 보조 역할부터 시작해 현재 대우건설 과장으로 당당히 자리를 굳혔다.
그 세월이 순탄하기만 했을까. 올해 5월말 기준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은 21,000여명. 이 가운데 경기도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은 5천여명에 달한다. 경기도는 북한이탈주민의 성공적 정착을 지원하고자 25일 수원 지방행정연수원에서 ‘하나된 우리, 위대한 통일한국’을 주제로 북한이탈주민 성공 비전 캠프를 개최한다.
엄씨는 “많은 북한이탈주민이 단시간에 돈 많이 벌 생각만 하고 있을 것” 이라며 “나 같은 좌충우돌을 겪지 않도록 이번 경기도 북한이탈주민 캠프를 통해 성공 비전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문수 도지사를 비롯, 현인택 통일부장관, 조명철 통일교육원장과 북한이탈주민과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하는 이번 행사는 엄씨처럼 정착에 성공한 북한이탈주민들의 성공 비전을 공유하고 통일 강대국을 기원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김 지사는 “북한이탈주민을 제대로 정착시키지 못한다면 통일시대 2,500만 북한 주민과의 통합은 더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탈주민의 성공적 정착이 통일의 지름길”이라며 “이번 행사로 북한이탈주민들이 자신감을 갖고 통일 강대국을 준비하는 일꾼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경기도가 앞장서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이날 북한이탈주민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취업상담 부스와 함께 지난 2년간 북한이탈주민 문예작품 창작대회 공모 우수작품 전시도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캠프에선 경기도 최초 북한이탈주민 공무원 김현아씨, 대우건설 과장 엄만규씨, 영화감독 김규민씨, 한의사 석영환씨 등 각 분야에서 성공한 북한이탈주민 6명이 ‘성공비전 나누기’ 시간을 통해 경험담을 발표, 아껴둔 성공비결을 들을 수 있다.
특히 이날 경기도자원봉사센터의 자원봉사자, 북한이탈주민 정착도우미 등 50여명이 ‘통일멘토’로 위촉돼 북한이탈주민과 멘토·멘티 결연을 맺고 통일엽서를 주고 받으며 멘토 활동을 시작한다. 통일 멘토들은 각각 북한이탈주민 7명과 결연, 전화, e-메일, 모임 등을 통해 일상적으로 정착을 돕는다.
이와 관련, 경기도 북한이탈주민 공무원 김현아씨는 “북한이탈주민들 사이에 ‘북한에서 간부했던 사람이 남한에 와서 간부할 수 있다’는 말이 있었는데 경기도가 최초로 일반 북한이탈주민을 공무원으로 대거 채용함으로써 북한이탈주민 공무원 시대를 열었다”면서 “경기도가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에 선구자적 역할을 하는 데 대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도는 7~8월 중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지원 정책을 공유하는 통일멘토 워크숍을 개최할 계획이며 10~11월엔 멘토·멘티 간담회도 개최한다. 앞으로 도는 북한이탈주민 성공 비전 캠프를 지속적으로 확대·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