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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손자병법을 생각하자 - 소모적 정쟁 접고 고단한 민심 살펴야 한다
  • 기사등록 2012-10-21 21: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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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조윤장 편집국장 = 벌써 30년 된 옛 이야기다.

 

필자가 육군 일병으로 군복무 하던 1983년 2월25일 오전 10시45분 무렵, 온 나라가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 있었다.

 

북한 공군 이웅평(李雄平) 상위(대위)가 러시아제 미그 19기를 몰고 서해 북방한계선NLL(Northern Limit Line)을 넘었기 때문이다.

 

평안남도 개천비행장을 이륙한 그는 편대에서 이탈, 기수를 남으로 돌려 자유의 품으로 날아든 것이다.

 

그는 귀순(歸順)뒤 한국 공군에 복무하면서 1996년 대령으로 진급했고, 공군대학교 교관으로 근무중 2002년 5월4일 지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요즘 정국은 이른바 ‘노크귀순’사건과 ‘NLL’공방이 이슈다.

 

10월2일 강원도 22사단에서 발생한 북한병사‘노크귀순’과 관련, 경계실패 책임을 물어 군(軍)이 역대 최대 규모의 문책과 징계를 단행했다.

 

중장(별 셋)급을 비롯한 장성급 5명과 영관장교 9명 등 모두 14명이 중징계 처분됐다.

 

별이 한꺼번에 우수수 떨어진 것이다.

 

육군참모총장은 10월17일 육군본부에서 열린 국회(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크 귀순과 관련한 국방부의 중징계 조치는 군인의 관점에서 지휘 및 업무소홀에 내려진 문책으로 적절하다”고 피력했다.

 

육참총장은 “경계취약 및 상황관리 부실에 육군본부와 장군단이 책임을 통감하고 군을 재정비하는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사건 전말을 보면 아무리 곱씹어 봐도 납득하기 어렵고 한심할 뿐이다.

 

자기집에 도둑이 찾아 와 문을 두드리고 “나 도둑인데..”

 

보고누락, 허위보고, 작전소통 결함 등으로 이어진 ‘노크귀순’사건은 그랬다.

 

“작전(作戰)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있어도, 경계(警戒)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경계는 중요하다.

 

일상적으로 ‘경계’는 뜻 밖의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른다.

 

여기서 말하는 군사용어 ‘경계’는 적의 기습이나 간첩활동 따위와 같은 예기치 못한 침입을 막기 위해 주변을 살피는 지킴을 뜻한다.

 

5대양 6대주 전 세계를 통틀어 우리나라는 남과 북이 대치하는 유일한 분단국가다.

 

6·25 한국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휴전(休戰)상태로 우리는 60년을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전방 철책선이 무방비로 노출된 사실은 충격 그 자체다.

 

여기에 정치권은 이 틈새를 노려 NLL 진실공방으로 소모전을 펴고 있다.

 

참으로 허탈하고 볼수록 가관이다.

 

약 2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를 겨냥한 여·야의 정치공세가 이렇게 치졸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정치권과 여·야 대통령선거 후보 캠프가 ‘정수장학회’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NLL 발언 진실공방을 쟁점화 하며 가시 돋친 설전으로 핏대를 올리고 있다.

 

떳떳하면 대화록을 공개하라는 등.. 얼토당토 않은 색깔론이라는 등.. 까칠한 신경전과 대립각이 점입가경이다.

 

전쟁 아닌 전쟁이다.

 

BC 6세기 중국 고대 병법서(兵法書), 손자병법(孫子兵法)을 집필한 춘추전국시대 오나라 명장 손무(孫武)는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방법을 최선으로 여겼다.

 

작금의 글로벌 경제위기속에서 서민들의 한숨은 하루하루 깊어 가는데, 정치권과 대선 정국은 오직 자신들의 ‘승리’만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며 정쟁(政爭)으로 여념이 없다.

 

국민들이 바라는 꿈은 간절하고 소박하다.

 

적의 위협에서 자유롭고 안정된 먹고 살기 좋은 나라를 소망한다.

 

지도자를 꿈꾸는 대선 주자들이 최고의 병법으로 새겨야 할 민심(民心)이다.

 

힘(力)은 무한(無限)하지 않다.-손자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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