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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고일영 출판·연극·미술 문화기획자 = 사람들은 종이책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종이책을 만들고 있는 필자에게 한심하다는 투의 눈길을 보낸다.

 

거저 주어도 가질까 말까 한  ‘시집’을 만들고 있느냐며 안쓰러운 듯 혀까지 찬다.

 

필자는 이러한 것에 대해 반론을 펴기보다는 흥미있는 신문기사를 인용하여 대답을 대신하고자 한다.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석학이며 기호학으로 유명한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는  ‘종이책과 전자책 중 어느 것이 오래갈까?' 라는 질문에 박물관 2층에서 두 종류의 책을 바닥으로 떨어 트렸다.

 

전자책이 담긴 기기는 산산조각으로 박살이 났지만 종이 책은 멀쩡했다고 한다.

 

다소 작위적(作爲的)인 일화겠지만 이러한 에코의 행동에 전적으로 동의하기에 오늘도 필자는 책을 만들고 있다.

 

필자가 출판과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 졸업과 동시이다.

 

양지사, 대한교과서의 본사와 미국지사에서 인쇄물 수출을, 한국해외출판공사에서 전 세계 신문 잡지를 수입하였고 그 토대로 출판사를 설립하여 운영하기도 했다.

 

그 뒤 영어학원 운영으로 바빠서 필자의 영어책만을 집필 출판해오고 있었는데, 작년부터 많은 저자를 조우하게 되어 기획부터 출판기념식까지 챙기고 있다.

 

또한 시간을 내어 예비 저자들에게  ‘출판’ 이야기도 들려준다.

 

올 9월 들어서는  '출판이야기' 란 제목으로 한국방송대학교 창작동아리(회장: 윤원)와 경기시낭송가 협회(회장: 배명숙)에서 특강을 진행했다.

 

수강생의 흥미를 유발하고자  ‘복사지 A4, B4는 무슨 뜻인가요?’ 라는 부제도 달아 보았다.

 

강의는 일반적으로 집필-편집-제판-인쇄-제본-배포로 이어지는 출판의 흐름 알아보고, 종이, 저작권, 유통, 인지대 등과 더 알아 두어야 할 사항들을 짚어본다.

 

강의 내용의 쉬운 이해를 위해 충무로 인쇄 골목에서 얻어온 시청각 교재도 활용한다.

 

그동안 문학 활동을 하면서 문우들과 여러 권의 책을 출판했지만 정말 아무것도 몰랐었는데, 강의를 듣고 나니 앞으로는 책을 만들 때 많은 도움이 되겠다며 자신감을 비치는 수강생도 있었다.

 

처음 출판 특강을 들었지만  ‘시인 초청강의보다 더욱 창작의욕이 솟구쳤다’는 수강생도 만났다.

 

우리 인류의 위대한 유산을 후대에 남기는 방법이 다양하겠지만 나는 종이책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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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09-25 16: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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