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hong 기자
![]() |
시인 김용원
그랬었어
20원하는 버스비를 아끼려고
십리 길을 비가오나 눈이 오나 걷고
또
걸었던 그 시절
어느 여름날 봉촌이었던가
짜릿한 장맛비가
무수하게
내리꽂히던 날
길가 토란잎파리로 머리만 가리고 잠시 위기를 모면했지만
미련한 그 생각이 괜찮았다는 걸
지금
알았어
그랬었어
칼바람 사이로 듬성듬성
내리던 눈발도 아름답게만 느껴졌지
조금씩 세차고 힘든 길이라고 생각할 때는
나의 육체 한 자락 숨길 곳 없는
허허벌판이었지만
그래도 십리 길의 희망으로
지금껏 살아온
희망 때문이 아닐까
지금도 화령정류장에 가면
그리운 이들이 우르르 나올 것만 같아서
한참을 서성이기도 하지
잔인한 그리움으로
걸어가는 길 위 발자국마다
그리움은 꽃으로 피었지.
고마워요 좋은글도 아닌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