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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칼럼】까르르 웃으며 여학생 둘이 식당에 들어 온다.

 

재잘 거리는 소녀들 만큼 예쁜 꽃이 세상에 어디 또 있을까?

 

식당 한 켠 텔레비전에 고정되었던 시선을 돌려 그들을 쳐다 보았다.

 

선생님 얘기, 친구들 얘기.

 

금방 웃다가, 이내 토라졌다가, 그러다 스스럼 없이 카멜레온 처럼 다양하게 얼굴빛을 만들어 낸다.

 

내게는 마치 없었던 시절이었던 양 그들의 아름다움에 부러워 하는 마음을 발견하고 내심 놀랬다.

 

더 놀라운 건 그들의 손에 쥐어 진 스마트폰이다.

 

식당에 들어 온 뒤 ‘▶주문 ▶식사 ▶대화 ▶계산 ▶퇴장’하는 내내 그 것에서 손과 눈을 떼지 못하고 끊임 없는 명령으로 새로운 화면전환을 구사하고 있다.

 

간혹 너무 신기한 장면이 나오면 상대에게 보여 주기도 하면서 완벽하게 두 가지 활동을 소화해 내는 그들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스마트한 세대라더니!

 

요즘 IT(information technology-정보기술)에 능하다는 스마트마니아들.

 

엘리베이터, 대중교통, 걸어가면서 스마트한 교신을 이어 간다.

 

오바마 미국대통령의 블랙베리폰을 계기로 스마트폰은 전 세계로 확산을 빠르게 진행시켰다.

 

탁월한 상호작용으로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공신, 스마트폰이지만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들은 가을꽃도 스마트폰에서 보고 공부나 오락, 휴식도 그렇게 미디어 속에 묻어 버린다.

 

손 닿을 듯 파란 가을 하늘도 좀 보고, 청순하게 자태를 뽐내는 코스모스 행렬에 눈을 돌리면 좋으련만. .

 

소설 한 구절 읽는 것에서 행복에 찬 미소를 짓는 그들의 예쁜 입가를 보고 싶다.

 

헤밍웨이, 루이제 린저에 빠져 생의 한 가운데에 선 목적있는 삶의 번거로움을 번뇌하면 좋을 가을이 아니가..

 

파우스트는 그랬다.

 

“나는 그저 유흥에 잠기기엔 너무 늙었고, 욕망을 다 떨쳐 버리기엔 아직도 젊다.”라고..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말이다.

 

스마트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그 유흥에 빠져 있다면, 젊음의 욕망하나 제대로 이뤄 내지 못한 채 맞이 할 노년의 후회가 올 것 같지 않은가?

 

시대가 미디어를 앞세우는 만큼 '필요악'임은 인정한다.

 

다만 스마트폰과 윈-윈(win-win: 함께 사는 전략)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소녀들아! 소년들아!

 

세월은 참으로 빠르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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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09-17 16: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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