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마음 하나 다스리기가’ 출판 기념회 - 막사발 도예가 김용문 첫 시집
  • 기사등록 2012-08-22 13:28:14
기사수정

【오산인터넷뉴스】이영주 기자 = 막사발. 1천200도씨 불꽃을 이겨내고 구워지는 그릇이다. 16세기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 김용문 도예가의 막사발 작품들.

 

우리나라 이름 없는 도공이 만든 막사발이었다. 일본에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풍신수길 1536 ~ 1598.8.18 일본의 무장 ·정치가. 1592년 조선을 침공해 임진왜란 일으킴)까지 매료시킬 정도였다. 현재도 찻잔으로 국보급 대접을 받는다고 한다.

 

▲ 경품으로 주어질 와인과 보드카(오른쪽 위)도 보인다.

 

이러한 막사발을 만드는 도예가가 시집을 출판했다. 빗재 김용문 도예가다. 그는 오산이 고향으로 지두문(指頭紋-손가락으로 그린 무늬. 또는 그런 일) 막사발을 선보인다.

 

▲ 김용문 도예가의 지두문

 

무심히 그린 듯하지만 쉽사리 눈을 뗄 수 없는 그림이다. 간결하고 힘있는 그의 무늬는 아리기도 하고 시리기도 하다.

 

▲ 지두문 '어(魚)'

 

출판기념회는 18일 자원봉사센터에서 열렸다. 기념회에서는 시낭송, 마임, 택견 시연 등의 행사가 펼쳐졌다. 또 3행시 짓기, 작품 경매 등도 이어졌다.

 

▲ 택견 시범.

 

김용문 도예가의 시집 ‘마음 하나 다스리기가’는 총 3부로 이뤄진다. ‘1부 마음 하나 다스리기가, 2부 바람이 전해준 말, 3부 우린 어디로 가야 하나’이다.

 

▲ 시집에 사인하고 있는 김용문 도예가.

 

1부에서는 문화를 이끌어갈 주체는 한국이며 ‘문화 견문록’의 시대를 기다리는 시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지두문과 시인의 단상이, 3부는 주로 단상의 편린들로 구성돼 있다.

 

▲ 경품 추첨하고 있는 김미정 시의원(오른쪽).

 

‘조만간 당신은 벌떡 일어나서 뭔가 찾고자 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바닷가에 수없이 다듬어진 고운 조약돌이

친구처럼 느껴지는 그 순간에

조만간 당신은 다시 사랑하게 되리니

곧 당신은 사랑을 얻게 되리니

당신의 어두웠던 사랑의 그림자를 두려워 마세요

슬픔으로 가득 찬 당신은 가슴을 열고

조만간 일어나서 사랑을 얻게 되고

바닷가의 조약돌처럼 곱게 다듬어진 마음의 등불을 켜세요

한동안 사랑하는 이 없어

사랑을 그리워한 그 사랑을 다시 하게 되리니’

- DUNCAN JAMES(던컨 제임스)의 시 “sooner or later(빠르게 혹은 느리게)”를 읽고 중에서.

그는 던컨 제임스의 시를 읽고 ‘사랑을 믿고 기다리는’ 시를 쓰게 된다.

 

▲ 경매에 참가한 시민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왼쪽).

 

또한 한여름 강인한 생명력을 요구하는 작품을 짓기도 한다.

‘우리에게 늘 부족한 것은

적정량의 영양덩어리였습니다

박정한 봄바람이

다가올 여름의 불볕더위를 알 리가 없습니다

때문에 우린 좀 더

강인하게 성장해야 합니다.’

시 ‘궤수적홍’에서는 일상 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감상을 적었다. 엉킨 실타래 같은 머릿속이 한 줌의 햇살이나, 한 소절의 음악으로 맑아졌던 경험이 있다면 공감할 만하다.

 

▲ 막사발 경매 중인 이한주 작가. 이날 사회는 이한주 작가(오산시청 공무원, 꽁트작가, 독도 문화포럼 대표)가 맡았다. 이 작가는 특유의 입담으로 객석을 사로 잡았다.

 

‘오늘 문득, 오산 궐리사 앞길을 지나려니

하늘이 온통 새빨간 광배로 가득합니다

일찍이 이렇게 변화무쌍한 맑은 기운은 본 적이 드문데,

요즘 세상이 하도 변화난측이라 마음 둘 곳 없어

수군덕대는 세상인심 어떻게 달래나 했더니

궤수적홍, 타고 가던 자전거에서 내려

하뭇한 마음으로 그 빛을 흠뻑 받고 왔습니다.’

궤수적홍 - 꿇어앉아 붉은빛을 받아들이다 전문.

 

영시(英詩)를 함께 수록한 점도 눈에 띈다. 중국과 터키 제자 등을 위한 배려가 아닐 듯 싶다.

 

▲ 임재호 사단법인 결련택견협회 오산전수관 관장이 경품 추첨 하고 있다.

 

시집 ‘마음 하나 다스리기가’에는 작자의 문화 사상, 예술가적 고뇌, 인간적 단상이 담겼다.

 

▲ 3행시 발표를 하고 있는 가족. 상품은 보드카, 와인, 막사발 등이 주어졌다.

 

“막사발을 빚으면서 문득문득 떠오르는 것을 썼다. 나는 도공에 불과하다. 시인은 아니다. 옛날 도공들이 글을 못 배워 일기를 남기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몇 년 전부터 들었던 절박함으로 시를 쓴 것 같다. 젊은 작가들에게 단상을 남겼다.”

김용문 도예가는 시집 출판 경위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 경품 추첨 중인 김용문 도예가.

 

이번 기념회에 이어 오는 20일부터 27일까지는 화성홍보관 전시장에서 ‘지두문과 막사발전’을 갖는다.

 

<이모저모>

▲ 막사발을 빚고 있는 김용문 도예가.

▲ 유약을 섞고 있다

▲ 다음 공정을 기다리고 있는 작품들.

▲ 외국 작가들의 작품. 김용문 도예가 공방을 방문해 만들었다고 한다.

▲ 이한주 작가가 막사발을 빚고 있다.

▲ 임재호 관장이 막사발을 빚고 있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12-08-22 13:28:14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현재의견(총 2 개)
  • 오산시민2012-08-22 21:27:13

    김용문님의 첫 시집 출판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오산인2012-08-22 13:57:56

    좋아요

최근 많이 본 기사더보기
뉴스제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