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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준비없는 이별, 실종 - 아동 실종사건 매년 증가세, 대책 시급하다
  • 기사등록 2012-07-23 17: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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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조윤장 편집국장 = 어느 날 갑자기 내 주위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면..

 

하늘이 무너져 내린 참담한 슬픔이다.

 

죽음 보다 더한 고통 속에서 삶은 송두리째 황폐화 된다.

 

실종(失踪-absence, disappearance, missing, abscondence).

 

사전적 의미는 살던 곳을 떠나 돌아 올 가망이 없는 부재자(不在者)의 생사가 불명한 상태를 뜻한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14세 미만 아동 실종 사례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009년 9천200여 명에서 2011년 1만1천425명으로 증가했다.

 

실종자를 찾는 당사자 가족이나 연고자들은 평생 피를 말리는 괴로움 속에서 처절하고 감내하기 어려운 삶을 잇는다.

 

사회적 반향은 크지만 ‘어쩔 수 없다’며 일상적으로 사람들은 무관심한 편이다.

 

참으로 안타가운 일이다.

 

아동 실종사건 가운데 이른바 ‘개구리소년’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아이들’이란 제목으로 2011년 2월 개봉된 이 영화(감독 이규만)는 개구리소년 실종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1991년 3월26일 당시 대구시에 살던 9~13세 소년 5명이 집 근처 와룡산으로 개구리를 잡으러 나간 뒤 실종된 사건이다.

 

11년이 지난 2002년 9월26일 대구시 달서구 고등학교 신축 공사장 뒤 와룡산 중턱에서 유골 4구와 신발 5켤레가 발견됐다.

 

유골을 감정한 경북대 법의학 팀은 개구리소년 실종 사건을 타살로 결론졌고, 2004년 3월26일 경북대 병원 영안실에서 합동장례식을 치렀다.

 

2006년 3월25일 공소시효가 끝나 이 사건은 영구미제로 남았다.

 

앞서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L군 납치유괴 사건도 2007년 영화 ‘그놈 목소리’란 제목으로 제작됐다.

 

1991년 1월29일 서울 강남구 H아파트 놀이터에서 사라진 L군은 44일이 지난 3월13일 잠실대교 서쪽 1.5km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L군은 양손이 스카프와 나일론 끈으로 묶여 있었고, 사인은 코와 입이 테이프로 막혀 질식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검결과 유괴 뒤 살해된 것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추정했다.

 

범인은 수도권 말씨의 30대 남성(협박전화 음성 분석)으로 44일 동안 60여 차례에 걸쳐 전화와 10여 회의 메모지로 L군 부모를 협박, 교묘한 방법으로 경찰 수사를 따돌렸다.

 

결국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2006년 1월19일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이 사건 역시 영구미제로 남게 됐다.

 

이들 두 사건은 화성연쇄살인사건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미제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1991년까지 화성시 태안읍 등 일대에서 10대에서 70대까지 여성 10여 명이 차례로 살해된 사건이다.

 

1986.9.15 - L씨(71) - 태안읍 안녕리 목초지에서 피살.

1986.10.20 -P씨(25) - 태안읍 진안리 농수로에서 피살.

1986.12.12 - G씨(24) - 정남면 관항리 농수로 둑에서 피살.

1987.1.10 - H양(18) - 태안읍 황계리 논바닥에서 피살.

1987.5.5 - P씨(30) - 태안읍 진안리 야산에서 피살.

1988.9.7 - A씨(54) - 팔탄면 가재리 농수로에서 피살.

1988.9.16 - P양(13) - 태안읍 진안리 자택에서 피살.

1990.11.15 - K양(14) - 태안읍 병점리 야산에서 피살.

1991.4.3 - G씨(69) - 동탄면 반송리 야산에서 피살.

 

전대미문의 이 사건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최초 부녀자연쇄살인 사건으로 경찰 180만 명이 수사에 동원됐고, 용의자 선상에 오른 3천여 명이 조사를 받았다.

 

8차 사건을 제외한 모든 사건들이 미제로 남았고, 마지막 사건(1991년 4월3일) 15년 뒤 2006년 4월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영구미제로 놓였다.

 

2003년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 됐다.

 

준비없는 이별, 실종은 남겨진 자를 벼랑 끝으로 치닫게 하는 비극이다.

 

지금 이 순간 그 누구를 애타게 그리워하며 한없는 절망에서 몸부림치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희망의 빛이 비추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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