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n style="font-size: large">웅성거리는 추억
(시인 김용원)
달리는 말을 돌려
빵빵한 불빛들이 자욱한 육지를 지나간다.
서성이는 오징어라도 낚으련가
조심스레 들어선 주막엔
아낙 대신 시원한 서방이 반긴다
바다에서 왔다는 물건 줄줄이 걸려 있는
차림표에는 몇 번을 고민하다
쌓이는 접시는
나그네의 가슴을 아련히 읽고 있다
젖어드는 시간을 안고
웅성거리는 추억이 썰리는
생선처럼 차곡차곡 펼쳐 정리된다
가난의 씨앗을 심고
키우는 세월을 이야기한다
점점 자라 나보다 더 자라서 풍선처럼
불룩해진 추억이 울컥 눈시울 속에 빙빙 돌아 조용 하다
담배 연기는
가을을 이긴
짚단 태운 듯 꼬불꼬불한 저녁 풍경이 되어
스멀스멀 나의 옷 속을 기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