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hong 기자
99칸 양반집의 특별함은 바로 내, 외의 구분이 명확하다는 것이다. 대문을 들어서면 만나게 되는 줄행랑과 바깥사랑채. 그리고 그 사이에 난 작은 문을 통해서 뒤편으로 나가면 만나게 되는 큰사랑채와, 담 너머에 있는 외별당까지가 바로 남자들만의 공간이다.
| |
▲ 수원 신풍동에서 옮겨 간 99칸 양반집의 내당 |
그와는 달리 중문을 들어서면 안행랑채와 안채인 내당, 그리고 내당 뒤에 자리한 내별당과 안초당은 여성들만의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2월 18일 찾아간 한국민속촌의 22호집인 99칸 양반집. 그 네 번째로 여성들만의 공간인 안채인 ‘내당’과 내당 뒤편에 초가로 마련한 ‘내별당’을 둘러본다.
여러 개의 방을 드린 내당
99칸 양반집의 내당은 한 마디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고택의 안채와는 차이가 난다. 일일이 돌아보기에도 꽤 시간을 필요한 건물이다. 장대석으로 기단을 쌓고, 높직하니 올라앉아 안행랑과 구별을 하였다. ㄱ 자로 지어진 내당은 벽면에 십장생을 조각할 정도로 공을 들인 집이다.
| |
▲ 내당 마루 |
| |
▲ 내당 부엌 |
이 내당은 안주인은 물론, 여성들만의 생활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이곳에서 안주인은 손님들(여성)을 맞이하거나, 여가활동 등을 즐기던 곳이다. 한 마디로 여성들만의 가정사와 문화적인 면이 이루어지던 곳이다.
| |
▲ 99칸 양반집의 내당 부엌 안 |
| |
▲ 내당 대청마루 |
이 99칸 양반집의 내당은 중부지방의 특징을 잘 보이고 있으면서, 안방 뒤편에 위방을 달아낸 형태이다. 집은 넓은 대청을 중심으로 큰 안방과 여러 개의 위방을 두고 있다. 서편에는 방을 두고 다음에 대청을 두었으며, 꺾인 부분에 큰 안방을 놓았다. 안방의 남쪽으로는 건넌방과 부엌을 달아냈다.
| |
▲ 내당 뒤편을 돌출시켜 작은 위방들을 만들었다 |
| |
▲ 안사랑채와 회랑으로 연결이 된다 |
이 내당의 특징은 바로 안방 뒤편에 마련한 방들이다. 뒤편을 돌출시켜 모두 세 개의 작은 방을 꾸며 놓았다. 그리고 안사랑채에서 연결하는 통로인 회랑이 이곳 내당의 뒤편으로 연결이 되도록 하였다.
각별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안별당
안채인 내당의 뒤로 돌아가면 계단을 쌓고 조금 높게 협문을 내어 놓았다. 그 협문을 통해서 들어갈 수 있는 내별당. 99칸 양반집에서 모정을 제외하고는, 이 내별당과 안초당만이 초가지붕이다. 내별당은 모두 다섯 칸으로 꾸몄으며, 두 칸씩의 방과 동편에 한 칸의 마루방이 있다.
| |
▲ 내별당으로 들어가는 협문 |
| |
▲ 안방마님이 사용하는 공간인 내별당 |
내별당은 내당의 뒤편에 자리하고 있어 은밀하다. 이 내별당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내당의 뒤편으로 돌거나, 아니면 안사랑의 회랑을 통해 다시 땅을 밟아야만 한다. 이곳은 내당의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한 곳으로, 내당 마님이나 귀한 손들을 맞이하고는 하던 곳이라고 한다.
| |
▲ 내별당의 측면 |
외별당이 연희를 하거나 각별한 남자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한 곳이라면, 이 내별당은 안당마님의 특별한 공간으로 사용이 되었을 것이다. 담을 사이에 두고 남쪽으로는 외별당이, 북쪽으로는 내별당이 자리하고 있는 수원 신풍동 99칸 양반집. 이 내당과 내별당에서 그 대단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가 있다.